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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살린다더니…기업銀 ‘1조 상생펀드’, 실제 집행 24%뿐

소상공인 살린다더니…기업銀 ‘1조 상생펀드’, 실제 집행 24%뿐

기업은행 소상공인 가치금융 상생펀드 지원실적
예·적금 우대 4.1%·운전자금 15%·설비투자 37.7%
기업은행 “단순 고금리 상품 기피·설비투자 기피 한계 체감”

승인 2026-07-01 18: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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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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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저성장과 내수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조성한 ‘소상공인 가치금융 상생펀드’의 지난해 집행 실적이 당초 계획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상품 구조가 현장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이 집행 부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1일 기업은행이 발간한 ‘2026 IBK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자체 재원으로 마련한 ‘소상공인 가치금융 상생펀드’의 최종 공급 실적은 2417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공언했던 지원 규모 1조원 대비 집행 실적은 24.17%에 그쳤다.

상생펀드는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을 목적으로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예·적금 우대 등 3개 부문으로 설계된 여·수신 금리우대 프로그램이다. 부문별 배정 규모는 △성장유망 소상공인 지원(운전자금) 3000억원 △소상공인 성장촉진 설비투자(시설자금) 5000억원 △소상공인 예·적금 우대금리(수신) 2000억원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신규 수출계약 체결 기업, 고용증대 기업, 병무청 지정 나라사랑가게 등 성장유망 소상공인에게 운전자금 대출금리를 최대 1.2%포인트(p)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소상공인에게는 시설자금 대출금리를 최대 1%p 낮춰주고, 녹색경영 실천 기업과 지식재산권 보유 기업 등에는 최대 1.2%p의 금리 감면을 제공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실제 부문별 집행 실적을 보면 수요 예측과 프로그램 설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상공인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며 2000억원을 배정한 예·적금 우대금리 프로그램의 실적은 83억원으로, 집행률은 4.15%에 그쳤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 여파로 소상공인들이 저축에 나설 여력이 부족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장 현금 흐름이 급한 소상공인을 겨냥한 운전자금(성장유망 소상공인 지원) 역시 3000억원 가운데 450억원(집행률 15.0%)만 공급됐다. 기업은행은 금융정보가 부족한 차주 지원을 위해 자체 대안평가모형인 ‘빅데이터 심사 모형’을 활용하겠다고 내걸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담보나 신용도 등 기존 여신 심사 기준의 벽을 완전히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공장 리모델링 및 기계 도입 등을 지원하는 설비투자 프로그램은 5000억원 중 1884억원이 투입됐다. 세 부문 가운데 가장 높은 37.7%의 집행률을 기록했으나, 이 역시 절반을 밑돌았다. 불확실한 경기 속에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규모 설비 투자에 선뜻 나서기 어려웠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과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기 둔화 속에서 소상공인의 자금 수요가 예전 같지 않고,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자영업자들에게 단순 고금리 수신 상품은 수요가 높지 않음을 체감했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이어 “성장성이 있는 소상공인과 창업·확장 기업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여신 프로그램이 지난해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지원 대상과 대출 한도를 넓힌 ‘IBK소상공인 더드림 패키지’를 출시해 보완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이 조성 규모를 내세우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집행률과 현장 체감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면, 금리 우대 폭과 지원 요건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 집행률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며 “담보·재무요건 부담을 줄이고 대안평가 기준을 현실화하는 등 프로그램 설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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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금융당국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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