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일 (3)
여름철 건강관리의 과학…‘스카프’ 한 장의 면역 효과

여름철 건강관리의 과학…‘스카프’ 한 장의 면역 효과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 자율신경계 교란·호흡기 섬모 기능 마비 유발
-임상 연구 결과 “목 주위 국소 보온, 체온보호·면역세포 활성화에 기여”
-얇은 면·실크 스카프 한 장으로 실내 냉방병 예방·전신 혈류 개선까지

승인 2026-06-29 1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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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집이나 사무실 내 냉방기 가동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일선 병원의 이비인후과와 가정의학과에는 콧물, 기침, 오한 등 이른바 ‘여름 감기’와 냉방병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여름철에는 오직 더위를 식히는 데만 집중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여름철 건강관리의 진정한 핵심이 오히려 ‘적정 체온 사수’에 있다고 입을 모으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가장 간편하면서도 과학적인 체온 방어벽은 바로 가벼운 목 스카프나 손수건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인체는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냉방된 실내 온도와 폭염이 몰아치는 실외의 온도 차이가 섭씨 5도에서 8도 이상 벌어지게 되면,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체온조절중추가 심각한 과부하를 일으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체내 자율신경계가 교란되면 혈액순환 장애는 물론 소화불량, 두통, 극심한 권태감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이것이 바로 냉방병의 본질이다.

울산시 울주군 울주병원 정종훈 병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실내외 온도 차가 급격해지면 자율신경계가 지쳐 면역력이 즉각적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특히 여름철 체온이 정상 범위에서 약 1도 낮아질 때 체내 대사 기능은 12% 감소하며 면역 세포의 활성도는 무려 30%가량 저하되므로 실내에서의 국소적인 체온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29일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 몸의 대사와 면역을 관여하는 다양한 효소들은 정상 체온 범위일 때 가장 완벽하게 활성화된다는 거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찬 공기는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코와 상기도 점막에는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같은 유해 물질을 걸러 밖으로 밀어내는 미세한 섬모가 촘촘히 나 있는데, 차고 건조한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점막이 마르면서 이 점액섬모청소 기능이 둔화된다. 방어 기능이 떨어진 점막은 그만큼 호흡기 감염에 취약해진다.

온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과장. 사진 온병원 제공
온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과장. 사진 온병원 제공
이와 관련, 부산 온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과장(전 고신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은 “점막은 온도가 낮아지면 인터페론 반응 같은 국소 항바이러스 면역까지 함께 약해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며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지 않도록 자리를 조정하고 실내 온도는 24도 이상, 습도는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찬 공기를 곧바로 들이마시는 환경이라면 코와 입을 가볍게 가려 들이마시는 공기를 데우고 습도를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목은 인체 구조상 온도 변화에 가장 취약한 부위로 꼽힌다. 뇌로 향하는 가장 거대한 혈관인 경동맥과 대정맥이 피부 표면 바로 아래를 통과하는 혈류의 고속도로이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 실험에서 섭씨 20도 이하의 찬바람을 목 부위에 직접 노출시켰을 때, 전신의 말초 혈관이 즉각적으로 수축하고 심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체내 에너지 소모가 1.5배 이상 급증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스카프 착용, 여름철 냉방병 예방 효과에 탁월
스카프 착용, 여름철 냉방병 예방 효과에 탁월
반면 동일한 냉방 조건에서 목에 얇은 천이나 스카프를 둘러 국소 온도를 약 1.5도에서 2도 높게 유지한 실험 군은 대조군에 비해 혈류 흐름이 원활하게 유지되었다. 아울러 냉방 노출 이후 유발되는 특유의 두통이나 목과 어깨 근육의 경직 및 통증 발생률이 최대 40% 이상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목을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전신 체온 조절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산 온병원 이비인후과 이일우 과장은 “목 주변의 경동맥이나 대정맥들이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해 뇌 혈류량이 줄고 주변 근육이 굳어 두통이나 목 통증(담 증상)이 쉽게 발생한다”며 “실내에서 목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스카프 한 장은 호흡기 점막 보호뿐만 아니라 경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전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훌륭한 방패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름철 스카프는 겨울용 목도리와 달리 보온성보다는 ‘찬바람의 직접적인 차단’과 ‘우수한 통기성’이 생명이다. 따라서 땀 흡수가 잘 되고 공기가 잘 통하는 면, 인견, 혹은 얇은 실크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땀을 흡수하지 못하고 가두는 합성 섬유 소재는 오히려 피부 발진이나 땀띠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실내 적정 환경을 함께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컨 가동 시 실내 온도는 섭씨 24도에서 26도 사이, 습도는 40%에서 60%를 유지하는 것이 호흡기 점막 보호에 가장 이상적이다. 아울러 밀폐 건물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2시간에서 4시간마다 최소 5분 이상 실내 공기를 환기해야 한다.
스카프를 착용할 때는 햇볕이 강한 야외에서는 자외선 차단을 위해 목 뒤를 덮도록 느슨하게 두르고, 에어컨 바람이 직사로 쏟아지는 실내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목 앞쪽의 경동맥 부위까지 가볍게 밀착해 감싸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목은 땀이 잘 차는 부위이므로 사용한 스카프는 매일 세탁하여 청결을 유지해야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구형모 기자 hmni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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