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소형위성에 탑재된 우주방사선 관측장비가 슈퍼 태양폭풍이 저궤도 우주방사선 환경을 바꾸는 과정을 최초로 관측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은 태양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 가까운 우주공간까지 깊숙이 침투하고, 극지방을 지나는 위성이 받는 방사선량이 평소보다 최대 15배까지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위성 전자장비 보호와 미래 유인 우주탐사를 위한 우주방사선 위험 예측 기술의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천문연은 차세대소형위성 2호에 탑재한 우주방사선 관측장비 ‘레오도스(LEO-DOS)’를 활용해 2024년 5월 발생한 슈퍼 태양폭풍이 저궤도 우주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 활용한 레오도스는 천문연 남욱원 박사팀이 독자 개발한 우주방사선 관측장비다.
이 장비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을 하전입자와 중성자로 구분해 방사선량을 측정한다.

2024년 5월 10~12일 발생한 태양폭풍은 2003년 이후 가장 강력한 우주폭풍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천문연은 이 기간과 폭풍 전후의 관측자료를 비교해 저궤도 방사선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추적했다.
지금까지 우주방사선 연구는 우주를 지나가는 입자의 개수를 측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입자가 많다고 해서 위성이나 사람에게 전달되는 에너지가 반드시 같은 비율로 늘어나지 않는다.
천문연이 측정한 흡수선량은 방사선이 물질에 실제로 남기는 에너지양이다. 이는 비가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를 세지 않고, 비가 바닥을 얼마나 강하게 때렸는지를 확인하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위성 전자장비 손상이나 우주비행사 피폭 위험을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천문연은 흡수선량 자료와 우주방사선 입자 자료를 결합해 방사선 증가의 원인이 양성자인지 전자인지 구분했다.
또 위성 위치정보를 이용해 태양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입자와 지구 내부·외부 방사선대 입자를 각각 분리해 분석했다.
그 결과 태양폭풍이 가장 강했던 2024년 5월 11일에는 태양 고에너지 입자 때문에 흡수선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태양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양성자는 평소보다 훨씬 깊은 지구 근처 우주공간까지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폭풍이 끝난 뒤에도 우주환경은 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았다.
폭풍 이후에는 전자가 만드는 방사선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내부 방사선대 양성자가 만드는 방사선 에너지는 크게 감소했다.
천문연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태양폭풍이 우주방사선을 단순히 늘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입자를 복합적으로 재배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고위도 지역에서는 변화가 더욱 두드러졌다.
극지방을 통과하는 저궤도 위성이 받는 평균 흡수선량은 태양폭풍 전보다 약 15배 증가했다.
강한 태양폭풍이 발생하면 극지방 항로를 지나는 위성이 훨씬 높은 방사선 환경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위성 운용뿐 아니라 미래 유인 우주탐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우주방사선은 위성 전자장비의 오작동과 수명 단축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간 우주에 머무는 우주비행사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선 위험이 커지는 지역과 궤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위성 전자장비 보호와 방사선 차폐 설계, 우주 임무 운영 전략을 더 정교하게 세울 수 있다.
곽영실 천문연 기초천문연구본부장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장비를 활용해 인공위성이 실제 받는 방사선 에너지 변화를 직접 측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논문명: LEO-DOS Absorbed Dose Observations during the May 2024 Geomagnetic Superstorm)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