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가 DNA 염기서열만 바꿔 수소 생산 효율과 원하는 화학물질의 생성 비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촉매 주변의 화학 환경을 정밀하게 설계해 수소 생산, 바이오매스 전환, 이산화탄소 자원화 등 탄소중립 기술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촉매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지민 교수팀은 금 나노입자 전기촉매 표면에 단일가닥 DNA를 입혀 촉매 주변의 국소 반응 환경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화학 반응에서는 촉매 성능만큼 촉매 표면 근처의 환경도 중요하다.
촉매 주변 산도(pH)와 이온 분포가 조금만 달라져도 반응 속도와 생성물이 크게 바뀐다.
수소 생산과 이산화탄소 환원, 바이오매스 전환 공정은 이런 미세 환경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기존에는 나피온 같은 이온전도성 고분자로 촉매 주변 환경을 조절했다.
하지만 고분자 내부 구조와 이온 이동 경로를 나노미터 수준에서 따로 설계하기는 어려웠다.
교수팀은 단일가닥 DNA를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했다.
단일가닥 DNA는 음전하를 띠는 인산 골격을 갖고 있어 주변 이온의 이동에 영향을 준다.
또 길이와 염기서열을 원하는 형태로 설계할 수 있어 맞춤형 나노 코팅층을 만들 수 있다.

교수팀은 다양한 염기서열의 단일가닥 DNA를 금 나노입자 표면에 결합한 뒤 전기화학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촉매 성능은 DNA 층의 두께보다 염기서열이 만드는 내부 네트워크 구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두께의 DNA 층이라도 내부 구조가 다르면 이온이 이동하는 길도 달라진다.
DNA 내부 구조가 반응에 필요한 이온의 이동을 조절하면서 촉매 주변의 화학 환경을 바꾼다.
연구팀은 실시간 표면증강라만분광법으로 반응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DNA 층이 수산화 이온의 이동과 축적을 조절해 촉매 주변의 국소 pH를 변화시키는 기능성 계면층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DNA가 단순히 촉매를 감싸는 보호막 이상으로 반응 환경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나노 코팅재임을 입증했다.

또 연구팀은 이 기술을 수소 발생 반응과 글리세롤 산화 반응에도 적용했다.
글리세롤은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DNA 층은 글리세롤을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로 활용하는 글리세르산으로 바꾸는 선택성도 높였다.
이는 복잡한 촉매 구조를 새로 만들지 않고 DNA 서열만 조절해 원하는 반응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촉매의 활성점만 설계하던 기존 전기촉매 개발 방식을 촉매 주변의 미세환경 설계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수소 생산과 선택적 화학물질 합성, 바이오매스 전환, 이산화탄소 자원화 등 다양한 전기화학 기술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 교수는 “DNA를 유전정보 저장체가 아닌 전기화학 반응을 제어하는 정밀 나노소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DNA 서열 설계로 촉매 표면의 산도와 이온 이동을 조절해 탄소중립 기술 전반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오상연·이태경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전재연 석박통합과정생, 우진세 석사과정생, 이창호 박사과정생, 김용하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5일 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논문명 : Programmable Single-Stranded DNA Layers as Modulators of Nanoscale pH at Electrocatalytic Interfaces)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