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5일 (5)
‘7조원’ 기술수출 성사한 아리바이오…‘AR1001’ 글로벌 허가·상업화 본격화

‘7조원’ 기술수출 성사한 아리바이오…‘AR1001’ 글로벌 허가·상업화 본격화

中 푸싱제약과 AR1001 독점 판권 계약
허가·상업화 단계 따라 최대 20% 수준 로열티확보
후속 공동개발 협의…“추가 약 공급 요청 쇄도”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뇌질환 전반 적응증 확장

승인 2026-05-18 12:01:00 수정 2026-05-18 12:49:13
정재준 아리바이오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정재준 아리바이오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중국 푸싱제약(Fosun Pharma)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한 아리바이오가 오는 6월 임상 3상 마지막 환자 투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예상 톱라인 발표 시점은 9~10월경으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추진 중이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공동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 하나의 믿음이 한 회사를 지탱하고, 한 신약이 가능성을 현실로 이끌며 끝내 수많은 환자들의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과정을 통해 깊이 확인했다”며 AR1001의 글로벌 기술수출 소감을 밝혔다.

아리바이오는 최근 푸싱제약과 AR1001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약 47억달러(약 7조원)다. 아리바이오는 옵션 비용으로 6000만달러(약 900억원)를 먼저 수령하고, 임상 3상 톱라인 발표 시 8000만달러(약 1200억원)를 추가로 받는다. 이를 포함한 선급금은 총 1억4000만달러(약 2100억원) 규모다. 이후 허가·상업화 단계에 따라 마일스톤 수익과 최대 20% 수준의 로열티(사용료)를 확보한다.

푸싱제약은 지난 1992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중국의 대형 민영 투자 그룹 푸싱그룹(Fosun International)의 헬스케어 부문 핵심 계열사로, 연구개발(R&D) 기반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작년 총매출 규모는 약 32조4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과 알츠하이버명 치료제의 국내 판권·제조권 계약을 맺었다. 아리바이오의 누적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AR1001은 아리바이오가 질환 조절형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PDE-5 억제제 계열 신약 후보 물질이다. 이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타우 단백질, 신경염증, 뇌 혈류, 신경세포 보호 등을 동시에 겨냥하는 원리다.

현재 미국, 유럽, 영국, 중국, 한국 등 13개국 230여개 임상센터에서 1500명 이상 환자가 참여한 글로벌 임상 3상(POLARIS-AD)이 진행 중이며, 톱라인 결과는 9~10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17일 기준 메인 임상에 남은 환자는 80명이며, 마지막 환자는 중국에서 임상을 종료할 예정이다. 중도 탈락률은 15% 이하로 예상된다. 1년 연장시험 참여 환자는 1200명을 돌파했고, 연장시험까지 2년 투약을 완료한 환자는 110명 이상이다. 공개된 임상 데이터에서 안전성과 혈액뇌장벽(BBB) 투과 능력, 초기 환자군 인지기능 개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번 계약으로 아리바이오는 AR1001 임상 3상 종료 전 글로벌 상업화 구조를 선제적으로 완성했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 과정을 주도하고, 푸싱제약은 자금력과 생산, 공급망, 인허가, 상업화 역량을 투입한다.

이번 계약에서 푸싱제약 측의 적극적인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R1001의 경구 투여, 다중기전, 장기 복용 가능성과 3상 임상 운영 효율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푸싱제약은 향후 AR1001의 추가 임상 개발과 병용요법 연구 등 아리바이오와 협업을 준비 중이다.

정 대표는 “삼진제약, 아르세라, 푸싱제약으로 이어지는 권역별 파트너십이 정리되면서 AR1001은 톱라인 발표 전부터 허가 이후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단계로 전환됐다”며 “푸싱제약은 푸싱그룹의 자금력과 영향력을 기반으로 현재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아리바이오의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해 함께 나아가기를 강하게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푸싱제약은 아리바이오 계약과 별도로 미국과 글로벌 상업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비용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환율 변동과 추가 연장시험에 대한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참여율로 임상 비용 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푸싱의 제안은 임상 3상 완료는 물론 NDA(비밀유지계약) 준비와 생산·상업화 체계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성수현 아리바이오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성수현 아리바이오 공동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푸싱제약은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아리바이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검토 중이다. 후속 공동개발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 단순 판권 계약을 넘어 장기 전략 협력으로 확장하는 구도다. 이병건 아리바이오 특별고문은 “연장 시험까지 모두 완료한 환자들로부터 추가 약 공급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치료 목적 사용 및 조기 접근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며, 이번 푸싱과의 계약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통해 실행 가능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아리바이오는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의 파이프라인은 △AR1004 △AR1005 △헤르지온(Herzion) 등이다. AR1004는 경도인지장애(MCI) 대상 천연물 의약품으로, 마이크로바이오 개선을 기반으로 국내·아시아 개발을 추진하며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AR1005는 루이소체 치매 치료제로, 연내 임상 2a상 톱라인 발표 이후 글로벌 2/3상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헤르지온은 치료제와 디지털헬스, 환자 모니터링을 결합해 뇌질환 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AR1001의 추가 적응증에 대해선 별도 판권 계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을 시작으로 뇌질환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장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 과제를 통해 혈관성 치매 임상 2a상을 올해 영국에서 개시할 예정이다.

백신·면역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아리바이오의 뇌질환 개발 역량과 자회사 아리바이오랩의 자체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결합해 알츠하이머병 백신과 노인 대상 면역증강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 개발 총괄은 미국 지사팀이 맡는다. 첫 단추로 오는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박람회인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에 참가할 예정이다.

성수현 아리바이오 공동대표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반복돼 온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가장 험난한 분야 가운데 하나였다. 회사를 지키고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이어가는 과정 또한 외롭고 지난한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그럼에도 아리바이오 임직원 모두는 단 한 번도 환자들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시작된 기술과 가능성이 국내에서 충분한 힘과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아 있다”며 “임상 종료와 데이터 도출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역량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 환자분들과 가족분들께서 오랫동안 기다려 온 임상 결과를 갖고 올 가을 다시 이 자리에서 뜻 깊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프로필 사진
신대현 기자
신속하고 정확한 기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오리지널

전체보기

쿠키피드

전체보기

슥- 넘겨 보는 세상 이야기, 기자의 솔직한 코멘터리까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