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교원 관리 강화 필요…사고 예방·책임 체계 강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교원 관리 강화 필요…사고 예방·책임 체계 강화”

상담·치료 등 질환 교원 관리 강화…관련 법령 제정도 추진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 4개 권역서 개관…자치구별 추가 설립

정근식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학생 안전’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무학여고 화재 사건, 서울 북성초 개학 연기 등 교육계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학생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는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관련 학생 안전 대책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이에 정 교육감은 “시교육청에서 교육활동보호센터를 만들어 교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직무 수행이 어려운 교직원 관리 강화, 학생·학부모 정서·심리 안정 지원 등 실질적 대책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만난 정 교육감은 “교육계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예방과 책임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정 교육감은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교원 관리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질환 교원 관리’를 강화해 직무 수행이 어려운 교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직무 역량 향상이 필요한 교원에게는 상담, 치료, 법률 자문 등을 지원하고, 즉시 분리가 필요한 교원은 학교장의 권한으로 일정 기간 직무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원 보호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의 안전과 인권이 중요한 만큼, 학생을 가르치는 교원의 보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로 한 초등학교 교사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이 사건 이후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 사고와 사회적 갈등에 대비하기 위해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늘어나는 폐교 활용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정 교육감은 “방치된 폐교는 없다”고 강조하며 “폐교 활용 사업은 보통 5~10년이 걸리는 중장기 프로젝트이지만, 그동안 임시 활용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역사회 의견 수렴과 관계기관 협의 등의 난관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교육적 가치를 유지하면서 최적의 시설 활용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불가피한 경우 교육 목적 외의 시설이 들어올 수도 있지만, 교육적 의미를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구체적인 활용 계획으로는 △공진중학교 환경체험관 전환 △덕수고등학교 행당분교 미래교육파크 조성 △성수공업고등학교 특수학교 개편 등이 추진 중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K-STEM’ 교육 강화도 추진한다. 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의 약자다. 정 교육감은 “학생들의 문해력은 향상되고 있지만, 수리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수학·과학 미래 역량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한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 설립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올해 4개 권역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앞으로 서울 전역의 학생들이 ‘수포자(수학 포기자)’ ‘과포자(과학 포기자)’가 되지 않도록 접근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정 교육감은 “설립 예산과 운영 노하우 등의 문제도 있지만, 자치구별로 센터를 추가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서울 교육의 미래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교육에는 좌우가 없다”며 “진보냐, 보수냐로 싸울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교육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적 권익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예솔 기자, 윤성현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윤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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