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체제서 韓원전 생태계 회복 기대감…정책 준비는 얼마나

트럼프 체제서 韓원전 생태계 회복 기대감…정책 준비는 얼마나

- 한-미 원자력 협력 확대 MOU 가서명 등 협력↑
- 트럼프 체제서 원전 확장…실제 성과 가시화
- 美 우선주의 경계해야…예산 증액도 과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원자력발전·화석연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함에 따라, 한국의 원전사업이 생태계 회복을 넘어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12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그간 미국 에너지부·국무부와 양국 민간 원자력 협력 확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해온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 양일간의 협의 끝에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MOU에 가서명했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양국이 원전을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에 뜻을 함께 한 것이다. 양국은 이번 MOU를 계기로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에너지 전환 가속화 및 핵심 공급망 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향후 이번 MOU에 대한 최종 검토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MOU는 한국의 체코 원전 수출을 놓고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에서 소송 등을 제기한 가운데 이뤄진 협력이어서 향후 우리의 원전 수출이 더욱 원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현대건설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불가리아원자력공사가 발주한 20조원 규모 코즐로두이 신규 원전 건설 설계 계약을 따내며 양국 협력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당선된 트럼프 2기 체제에서 원전 협력은 더욱 속도를 얻을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첫 번째 대통령 당선 당시에도 원전 부활을 강조했던 트럼프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원자력을 포함한 모든 에너지원 활용 △기존 원전 계속운전 및 SMR(소형모듈원전) 확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현대화(ex-규제 완화) 등 공약을 내건 바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7일 발간한 ‘미국 트럼프 2.0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는 저렴한 에너지 공급, 에너지 독립 등을 목표로 원전 개발에 적극 나설 전망”이라며 “한국의 원전 시공·운영 경쟁력을 토대로 미국과 SMR 공동수출 등 협력이 기대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아울러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SMR을 통한 전력수요 충족을 위해 SMR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우리 기업의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대내외적 우려점도 상존한다. 우선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거래 중심적 동맹관을 유지해오고 있다. 우리에게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이 대표적인 예다. 원전 분야 내 한미 관계에서도 향후 자국에 유리한 조건들을 내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부적으로는 원전 예산 확보 및 관련 이슈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탈원전 이후 국내 원전 생태계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현 정부는 최근 내년도 원전 분야 예산을 4889억원으로 편성, 올해 4792억원 대비 100억원 증액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일회성 출연 예산이었던 원전수출보증예산이 올해 종료된 데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정부는 내년도 사용후핵연료 관리기반 조성 예산을 올해(55억원) 대비 20억원 감소한 35억원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리시설 확보 예산을 올해(23억원) 대비 8억원 감소한 15억원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리시설 설계 R&D 예산을 기존 대비 3억원 줄여 제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관련 예산이 감소하긴 했으나)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을 위해 융자·보조 등 정부의 직접지원 방식에서 민간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보증 방식으로 전환해 재정효율화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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