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진실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는 말 이재명에게 해주고 싶어”

“신은 진실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는 말 이재명에게 해주고 싶어”

[이영광의 간(間)보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박영선 제공)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부 장관 지낸 박영선 전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분당 가능성을 언급해 정치권에 파장이 있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11월 30일 KBS 1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 출연해 향해 '지난번 이 대표가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 않았나'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렇다. 그때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그것과 유사하게 돼가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라고 답했다.

2004년 정계 입문한 박 전 장관은 MBC 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파장을 예상했을 가능성이 높다. 왜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을 언급했는지 궁금해 지난 13일 박 전 장관과 전화 연결해 현재 민주당 상황과 함께 정치권 돌아가는 것에 대한 의견도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 전 장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민주당, 경직돼 있다”

- 12월 초 장관님이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잖아요. 정치권에서는 이슈가 되었는데.
“정당이라는 건 늘 구심력과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죠. 왜냐하면 정치와 정당이 살아 있는 생물이니까요. 그런데 구심력과 원심력이 너무 세도 안 되죠. 그리고 정당은 경직되면 안 돼요. 유연해야 되고 또 개혁과 혁신을 위한 목소리가 늘 살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런 이야기를 꺼낸 거는 이러한 민주당의 혁신과 개혁을 위한 목소리죠. 그런데 지난 몇 개월 동안 특히 대선 패배 이후에 민주당은 혁신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개혁하지도 않았어요. 또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도 저는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이러한 목소리가 민주당 내에서도 좀 더 활발하게 나올 필요가 있죠. 어떤 목소리냐면 개혁과 혁신의 목소리죠.”

- 왜 그런 게 안 나왔을까요?
“당이 경직됐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누르는 힘이 있죠. 그러니까 의원들의 마음속에 있는 뭔가 묵직한 덩어리에 대한 원인도 있고요. 또 하나는 대선에서 0.75%로 아깝게 졌다고 약간 현실적이지 못한 겸손하지 않은 마음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민주당이 혁신해야 되고 개혁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명 대표가 원래 개혁이지 않았나요?
“과거에 이재명 대표는 개혁적이었습니다. 경기도지사로서는 상당히 개혁적이었는데 지금 이재명 대표에게 개혁적인 모습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새로운 비전을 아직 충분히 준비 못 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 기득권에 안주하는 걸까요?
“기득권에 안주했다기보다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 되고 나서 민주당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데 미흡했다고 봅니다.”

“대선 땐 이재명을 위해 뛰었지만, 대선 후 행보해 많이 실망해”

- 장관님은 언론에서 비명으로 분류되던데 이재명 대표와 가깝지 않나요?
“저는 이재명 대표와 2006년도부터 알았습니다. 그리고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 열심히 뛰었고요. 그런데 대선 이후에 이재명 대표의 행보에 대해 제가 생각을 같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많이 실망했습니다. ”

- 뭐가 가장 안타까워요?
“일단 대선에서 패배했으면 대선 패배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성찰의 시간 갖지 않고 곧바로 계양을에 출마를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했고요. 그 뒤 당 대표에 출마했었죠. 저는 성찰을 위한 멈춤의 시간이 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계양을에 출마하지 않고 당 대표만 나왔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이재명 대표가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얻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금 이재명 대표 최측근 두 명이 기소됐잖아요. 전당대회부터 꾸준히 이야기 나온 대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고 또 그렇게 갈 거라고 많은 국민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는 사법 리스크를 뛰어넘는 미래 비전이 필요했고요. 그 미래 비전에 국민들이 공감했다면 더 크게 이재명 대표를 지켜줄 수 있었을 것이에요.”

- 민주당은 이게 정치 탄압이라고 하는데 장관님은 어떻게 해보세요?
“물론 정치 탄압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 검찰의 행태도 보입니다. 제가 이명박 정권 시절에 정치 검찰로부터 행한 행태들을 잘 알죠.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굉장히 많이 화가 날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주장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와 관련된 사건들은 11년 만에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고 말하면서 저는 11년을 기다렸습니다. 이재명 후보에게도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

-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저는 할 말은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국민이 이해합니다. 저는 100일 기자회견도 왜 안 했는지 동의하기 힘듭니다.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이재명 대표는 할 말을 해야 했고 국민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했고 국민들에게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이 나라를 올바로 이끌고 가겠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드려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 아마도 기자회견 안 한 건 사법 리스크 문제만 물어볼 게 뻔하기 때문으로 판단 한 거 같은데.
“저는 그래도 했어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당당하게 밝힐 거 밝히고 또 혹시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요. 그러면 국민들이 저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좀 더 큰 그릇으로 느꼈을 것이고 또 저는 더 많은 국민들로부터 우리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을 키워야 되겠다는 믿음과 확신을 줄 수 있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5일이 이재명 대표의 취임 100일이었어요. 100일은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 대통령 200일 이재명 대표 100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둘 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 제시 못 한 점은 굉장히 아쉽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이재명 대표 100일 동안 민주당이 혁신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아프게 생각합니다.”

“민주당, 다양한 의견 존중 받아야”

- 민주당이 단일대오인지에 대해 말이 많은데 장관님 보시기엔 어떠세요?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 예를 들어서 정치검찰 일에는 단일 대오로 힘을 모아서 싸워야 됩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혁신과 관련된 논란은 지속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민주당이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그것에 대해 비난이 가해지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당이 경직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중받아야 됩니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경직되어 있습니다. 왕정 정치를 하고 있죠. 그래서 윤핵관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고 공무원들이 일을 안 합니다. 왜냐 경직됐기 때문에요. 이렇게 되면 위에서 지시하지 않을 경우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태원 참사도 행정부가 경직된 구조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경직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관님은 2004년에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치 시작하셨잖아요, 내년이면 20년 차라서 최근 정치권 돌아가는 상황 보시며 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분야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에 진력을 다하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권만 후퇴하고 있습니다. 양당의 양극단의 정치와 말싸움을 없애야 됩니다. 정치권만 디지털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당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디지털 정당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정당이란 무엇이냐면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고 기술의 발달에 따른 정책을 구비하는 정당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저는 공천 제도를 혁신해야 된다는 거죠.
제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도 100% 오픈 프라이머리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법 발의한 바 있습니다. 공천 제도를 혁신하고 당 대표가 공천권 내려놓고 당 대표가 필요 없는 정당이 된다면 당이 공정해집니다. 누구에게 줄 설 필요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먼저 발 빠르게 움직여야 되죠. 정치 개혁이 필요합니다. 정치개혁 가운데 선거구제도 바꿀 필요가 있고 중대 선거구제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그게 가능할까요?
“저는 민주당이 지금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 이러한 정치 개혁 움직임이 일어나서 정치 개혁 시도한다면 저는 다음번 총선에서 반드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끌고 가는 정당으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대한민국이 추격 국가가 아닌 선도 국가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정당으로서 민주당이 우뚝 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도 기득권이 있는데 그걸 포기할까요?
“기득권을 버려야 됩니다. 늘 혁명과 혁신은 기득권과의 충돌이라서 기득권을 얼마만큼 내려놓느냐에 따라서 그 폭이 달라집니다.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늘 혁신했을 때 과반 의석 획득했습니다. 민주 세력이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획득한 2004년도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정. 공천에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경선제라는 것을 제도로 도입했습니다. 그것이 민주당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했습니다. 민주당은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민주당이 2004년도 당시 노무현의 정치개혁 정신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젊은 세력들이 민주당으로 많이 들어올 수 있고 젊은 민주당이 될 수 있습니다.”

- 민주당은 지금 시스템 공천 아닌가요?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을 위해서 그동안 많이 노력했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공천 때만 되면 공천 룰이 바뀌는데 룰 바뀌는 것 자체가 저는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당 대표를 뽑는데 룰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까. 이건 윤심이 작용하고 또 검은 손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100% 국민 공천제인 오픈 프라이머리로 간다면 룰을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한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고 정치 선진국입니다. 미국은 100% 국민공천제도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오랜 역사를 가지고 지속 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상민, 해임 건의안 통과되기 전에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 이태원 참사로 인한 이상만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 됐는데 어떤 의견인가요?
“1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입니다. 누군가 책임져야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해임 건의안 통과되기 전에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보수 정당은 이상하게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첨언한다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행안부 장관으로서 전체적인 책임 지는 것이고요. 지금 대한민국은 자치경찰제가 도입되고 있는 초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따른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도 저는 있다고 보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민주당의 좀 더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지금 민주당에서 오세훈 서울 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안 나오던데.
“그것은 굉장히 잘못된 전략적 실수입니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에서 경찰의 자치경찰제 시작을 예고했고 지금 제도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서울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서울에서 일어난 사건의 자치경찰에 대한 제도의 최고 책임자는 서울시장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민주당의 세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 해임 건의안 거부했는데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민주당이 전략을 잘 세워서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된다라 생각합니다. 정치는 책임 정치여야 됩니다. 그리고 정치는 책임져야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세밀한 그리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죠.”

-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제가 BBK라는 것 때문에 가장 많은 고통을 받았고 BBK의 진실을 밝힌 사람으로서 어떻게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대칭점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일단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냈기 때문에 이 정도 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사면하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사면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경수 전 지사는 사면만 하고 복권은 안 될 것 같은데.
“김경수 지사는 사면도 되어야 하고 복권도 되어야 해요.”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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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g3830@hanmail.net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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