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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와 '신민회' 같은 뿌리이나 격이 달라...상식에 못미치는 종교

'신천지'와 '신민회' 같은 뿌리이나 격이 달라...상식에 못미치는 종교

[MZ세대를 위한 시사 한자 이해]
종교가 정의와 도덕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승인 2022-11-21 10:08:02 수정 2022-11-21 13: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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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과 안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천지(新天地)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10만 명이 넘는 교인이 참석하는 행사를 열었다.

‘신천지’는 2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신도 113기 수료식을 열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신도들은 헬기, 대형버스 등을 통해 행사 장소로 이동했다.

이날 행사는 정오께 시작돼 3시간가량 이어졌다. 신천지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수료식 행사에서 10만6186명이 자체 교리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이날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비상이 걸린 대구시와 대구경찰청 등도 현장에서 교통정리 및 안전 관리에 나섰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의식한 듯 신천지 측도 자체 안전요원과 의료진 등 1만4000여명을 배치했다. (이하 생략·출전 쿠키뉴스)
20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렸던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 경기장. 연합뉴스

□ 새로운(新) 하늘(天)과 땅(地), 즉 새로운 세상

한자 ‘新天地’를 읽지 못하면 자신의 교양 부족을 탓해야 합니다. 한국어의 57.3%가 한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천자문(千字文)’ 공부의 첫 글자로 나오는 新,天,地를 모른다면 상식적인 맞춤법도 모르는 연인처럼 싫을 것 같습니다. 새로울 신, 하늘 천, 땅 지이지요.

‘새로운 세상’

이 얼마나 유토피아적 용어입니까. 실제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우리 민족은 새로운 세상을 꿈꿨습니다. 500여 년 역사 조선의 양반들이 임진왜란 이후 백성을 얼마나 수탈했던지 하늘에 대고 간구하고 원망했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영·정조 임금 때 반짝 상승하던 국운은 안동 김씨와 여흥 민씨 세력이 허수아비 왕을 앉혀 놓고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면서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특히 민비(사후 명성황후) 일족은 군역과 노역 부과, 과다한 세금 부과를 넘어 ‘능참봉’과 같은 하위 말단직까지 뇌물을 받고 매관매직을 했으니까요. 공명첩(空名帖=명색만 있고 실권이 없는 벼슬)을 남발했죠.

민비는 그렇게 모은 돈으로 어린 자식(훗날 순종) 건강하게 해달라고 허구헌날 궁궐 안에서 굿판을 벌였습니다. 지금으로 치자면 청와대나 대통령실 내에서죠. ‘금강산 일만이천봉’ 봉우리마다 수탈한 쌀을 바쳤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그것이 야사이라 할지라도 민심이 얼마가 격앙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조선 말 수탈과 기근, 전염병 등으로 양민과 천민이 유랑걸식했습니다. 수탈이 극심했던 전라도 고부에서는 참다못한 농민들이 봉기(동학농민전쟁)를 일으킵니다. 백성은 자신들을 구원해 줄 곳은 하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새 세상을 꿈꿨습니다. “세상이 확 뒤집어 졌으면 좋겠다”이런 마음이 꽉차 있었지요.

그러한 마음이 ‘정도령 사상’ ‘동학’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에 대한 믿음으로 나타납니다. 동학은 개벽(開闢=세상이 처음으로 생김)사상을 근저로 동학농민전쟁과 연결되고 개신교, 불교 세력과 함께 3·1만세운동을 주도하기도 합니다. 이들 종교의 기치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우리가 한국사를 공부할 때 ‘신민회(新民會)’ 사건을 배웁니다. 새로운(新) 백성(民)의 모임(會)입니다. 이 신민회라는 조직(모임)은 1907년 국내에서 결성된 항일 구국 비밀 결사입니다.

한데 이 신민회의 뿌리는 기독교적 용어입니다. 1885년 개신교 전래 이래 하나님의 천부 인권 사상이 조선에 퍼집니다. 철저한 신분질서 사회였던 조선으로서는 ‘평등(平等)’이니 ‘인권(人權)’이니 하는 단어 자체도 없죠. 권력자들에게 어떻게 상놈과 양반이 같고, 남자와 여자가 같겠습니까.

조선이 천주교를 무자비하게 탄압한 이유이기도 하죠. 아무튼 조선의 초기 개신교는 우리 인권 문제를 비롯하여 의료, 교육, 사상 등 모든 분야에 기독교 문명의 장점을 이식합니다. 이때 기독교 문명의 수혜를 입은 조선 엘리트들이 서울 상동교회(현 남대문시장 내)모여 ‘신민회’를 조직합니다. 따라서 ‘신민회’는 ‘예수 믿는 새로운 백성’이라는 원 뜻도 있지만 ‘민족을 위기에서 구하고자 하는 새로운 백성’ 결사체라는 뜻도 있습니다.

일제는 이 신민회를 강력하게 응징합니다. 안중근 사촌동생 안명근, 김구, 안창호 등 숱한 신민회원 민족주의 세력이 체포되어 옥살이를 하거나 죽습니다. 황해도에서 체포된 한 유생은 기차에 실려 압송되다 그 분함을 참지 못하고 황해도 재령강 철교를 지날 때 투신자살합니다. ‘백범일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조선 선비의 의병 정신을 지닌 분이었습니다.

최근 대구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신천지’라는 종교 집단이 10만 여명을 모아 대규모 집회를 가졌습니다. 코로나19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종교 집단입니다. 대구시가 또 정부가 정치적 판단으로 코로나 시국의 집회를 허용했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종교적인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많은 종교가 사회의 소금이 되지 못하고, 정의와 도덕을 세우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겁니다. 그게 무슨 ‘새로운 하늘과 땅’일까요. 어떠한 종교도 상식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그건 사이비 아닐까요.

새로울 신

하늘 천

땅 지

전정희 편집위원 lakajae@kukinews.com
전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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