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켓(ARKET)은 26AW 컬렉션의 키워드로 ‘아키타입 드레싱(Archetype Dressing)’을 제시했다. 브랜드는 유행을 빠르게 소비하는 대신 셔츠와 니트, 테일러드 재킷, 코트 등 옷장의 기본이 되는 아이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 여성과 남성 컬렉션 모두 지속성과 소재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레이어링을 핵심 스타일링 요소로 제안했다.

아르켓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속가능성과 소재를 컬렉션 전반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울과 캐시미어, 가죽, 실크 등 오랜 기간 협업해 온 공급업체의 소재를 사용하고, 여성과 남성 에센셜 라인에는 물 사용량과 토지 영향을 줄인 수경재배 방식의 ‘소일리스 코튼‘을 적용했다. 화려한 장식보다 소재 자체의 완성도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디자인을 강조한 점도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디자인 역시 익숙한 클래식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피코트는 강조된 어깨선과 오버사이즈 라펠을 적용했고, 여성 테일러드 재킷은 날렵한 어깨와 여유로운 실루엣을 조합했다. 남성 파카는 길이를 줄여 간결한 비율을 구현했으며, 케이블 니트와 롤넥 니트도 현대적인 핏으로 재구성했다. 여성은 퍼널넥과 A라인 실루엣을, 남성은 1980년대 테일러링에서 영감을 받은 여유로운 드레이프와 클래식한 데님 실루엣을 앞세웠다.

남성 컬렉션은 1980년대 테일러링에서 영감을 받은 여유로운 실루엣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대표 데님 실루엣인 ‘CLIFF’를 다시 선보였으며, 스포츠웨어 요소를 테일러드 룩과 자연스럽게 결합했다. 직선적인 시어링 레더 재킷과 옥스블러드 컬러의 더블 재킷, 본디드 레더 토트백과 브라스 주얼리 등 액세서리도 함께 선보이며 클래식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아르켓의 이번 컬렉션은 단순히 한 브랜드의 시즌 제안으로만 보기 어렵다. 최근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양극화 속에서 유행을 빠르게 좇는 상품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에센셜 아이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화려한 디자인보다 소재와 품질, 활용도를 앞세워 소비자에게 더 오래 입는 옷을 제안하는 전략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브랜드에서도 확인된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26FW 시즌 ‘뉴 스탠다드(NEW STANDARD)’를 내세워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였고, COS 역시 매 시즌 ‘타임리스 워드로브’를 강조하고 있다. 브랜드마다 표현은 다르지만 클래식한 디자인과 고급 소재, 완성도를 앞세워 기본 아이템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행을 빠르게 소비하는 시대에도 소비자들은 점점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찾고 있다. 26AW 시즌은 새로운 디자인 경쟁보다 소재와 테일러링, 활용성을 앞세운 ‘기본의 재해석‘이 패션업계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