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총재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인상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으로 주택 가격을 직접 조정하거나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무리”라며 “한국은행의 책무에 금융안정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금리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과도한 레버리지와 자산 쏠림은 줄일 수 있지만,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는 금리만으로 풀 수 없다는 의미다. 세제·대출 규제·주택 공급 등 다른 정책 수단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가 한은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언을 피했다. 현재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활용해 고유가 대응 등 추가 지출을 추진하며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은은 물가·성장·환율·부동산 지표를 근거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통화와 재정의 ‘엇박자’로 긴축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재정정책이 경제 전반의 성장 여력을 증가시키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통화정책 방향과 반드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재정 지출의 형태나 집행 규모, 속도에 따라 해답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차주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재정 및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신 총재는 “취약계층의 부채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도덕적 해이를 감안해 적정 수준의 부채 조정 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통화정책보다는 선별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금융정책이 더 적합하므로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최근 고용 부진은 구조적 요인과 단기 악재가 겹친 결과라는 게 신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중동 사태 불확실성 때문에 건설업과 석유화학 등 제조업 고용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채용에 신중했다”고 짚었다. 또 경제 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중동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조율을 예고했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 운용을 자전거가 아닌 ‘큰 유조선’에 빗대며 “하루이틀 만에 급격히 방향을 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