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지만, 계엄 이후 보수 진영의 정통성과 향후 국민의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일찍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발단은 지난 8일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이었다. 안 의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받는 추경호 대구시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공지한 인물은 한동훈 당시 대표로 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안 의원은 계엄 당일 추 시장 명의의 의원총회 소집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았으며, 자정 무렵 국회에 도착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진입하지 못해 당사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불참에 대해서도 “경찰이 방해했지, 당에서 어떤 방해를 한 것은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한 의원은 이튿날인 9일 “시간의 선후관계를 왜곡한 허위 주장”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한 의원 측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께 국회가 봉쇄되자 일시적으로 당사로 이동했으며, 이후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의 본회의장 집결을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저는 사실만을 말했다”며 한 당시 대표가 추 당시 원내대표보다 먼저 의원들에게 당사 집결을 알렸다고 재반박했다. 한 의원도 “거짓 선동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맞받았다.
양측의 진실공방은 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로 확대됐다. 안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을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며 “이제 우리 당에는 얼씬도 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 반응도 엇갈렸다. 장 대표가 임명한 주현철 외신대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철수가 장 대표를 도와 한동훈의 비열한 공작 정치로부터 당과 나라를 구할 위대한 승부수를 던진다”고 적었다. 친한계 박상수 전 대변인은 “주현철 외신대변인이 시켜서 기자회견을 한 것이냐”고 맞받았다.
장 대표는 그동안 한 의원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 지난 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 금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한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한동훈은 해당 행위가 아니라 범죄 행위로 제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안 의원이 “비당권파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핵심 코어층에 다가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13일에는 이 대표도 공방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는 대한민국의 상처로 남은 계엄을 자신의 정치적 분칠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한 의원을 겨냥했다.
이어 안 의원의 법정 증언을 “중요한 증언”이라고 평가하며 “법정에서 선서하고 한 증언의 무게는 페이스북에서의 반박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충돌이 실제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다른 의원들의 후속 동조가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정치적 세 규합이라기보다 개인 간 감정적 충돌에 가깝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안 의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차지할 수 있었던 정치적 공간과 위치를 한 의원에게 빼앗겼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도 “결국 하루 이틀짜리 이슈로 소비되고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당대회 국면이 아닌 데다 각 인사의 이해관계도 서로 달라 향후 파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계엄 당시 상황을 둘러싼 안 의원과 한 의원의 진실공방에 장 대표 측과 이 대표가 가세하면서 논쟁은 개인 간 충돌을 넘어 보수 진영의 정통성과 주도권을 둘러싼 공방으로 확산하고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