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칠곡군은 참외 부산물을 활용한 식물성 친환경 가죽(비건 가죽) 개발과 상품화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선인장이나 사과 부산물을 활용한 비건 가죽은 이미 상용화됐지만 참외를 원료로 한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번 성과는 농촌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장마철 상품성이 떨어진 참외가 대량 폐기되고, 가격 안정을 위해 시장 격리용으로 수매한 물량까지 활용되지 못하면서 처리 비용과 환경 부담이 반복됐다. 칠곡군은 버려지는 참외를 새로운 산업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2024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개발 과정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초기에는 참외를 통째로 건조해 가죽 원단을 만드는 방식을 시도했지만 높은 수분과 당분 때문에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방향을 바꿔 과육은 축산 사료로 활용하고, 껍질만 건조·분말화해 식물성 원단과 결합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수십 차례 실험 끝에 안정적인 원단 생산에 성공하며 상용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친환경 식물성 소재 전문기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2024년 12월 참외 가죽 원단 생산에 성공했고, 친환경 패션 브랜드 ㈜할리케이와 협업해 가방과 카드지갑, 명함지갑, 펜케이스 등 첫 시제품도 선보였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참외 가죽 제품을 소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은 조회수 100만 회를 기록했고, 지역 공방 ‘참예담’이 제작한 제품은 북삼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도 목표 금액을 조기에 달성하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시장성을 확인했다.
참외 가죽에는 지역의 정체성도 담았다. 아이보리는 참외 속살, 노란색은 열매, 초록색은 잎, 검은색은 참외가 자라는 땅을 상징하도록 디자인해 지역 대표 특산물의 이미지를 제품에 녹여냈다.
칠곡군은 앞으로 참외 함유율을 국제 기준인 22%까지 높이는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제품군을 확대해 자동차 내장재와 가구 등 산업용 친환경 소재 시장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술 고도화와 민관 협력, 안정적인 부산물 공급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상품성이 떨어진 농산물도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하면 새로운 산업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농업 부산물의 가치를 높여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