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적인 미국 데뷔전을 마친 SK하이닉스에 대해 외신들과 월가 전문가들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주요 경제 매체들이 SK하이닉스 소식을 하루종일 톱뉴스로 다룬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심리를 SK하이닉스가 되살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신들은 11일 ‘화려한 데뷔’, ‘역사적인 데뷔’와 같은 수식어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소식을 타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공모가 대비 13.08% 급등한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CNBC와 블룸버그 TV 라이브 방송에 잇따라 출연했다. 인터뷰에서 최 회장은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외신들도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기사를 쏟아냈다.
먼저 블룸버그 통신은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데뷔는 AI 붐이 수십년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 온 ‘호황-불황’ 주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이라고 썼다. 블룸버그는 최 회장이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늘린 점에 주목했다. 메모리 산업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기순환형 산업이 아니라고 진단한 점도 한몫했다.
이어 블룸버그는 “이번 미 증시 상장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놀라운 재기 스토리에 정점을 찍는 결과”라며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인수한 뒤 하이닉스로 재편됐고, 이후 메모리 불황으로 채권단 관리를 거쳐 SK그룹에 인수된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자 수요를 가늠하는 최신 시험대”라고 평가했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역사적인 미 데뷔가 증시를 흔들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역사적인 미 거래 데뷔는 AI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SK하이닉스, AI 열풍 속 미국 시장 성공적 데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반도체주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음에도 투자 열기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외신뿐만 아니라 월가 주요 투자 전문가들과 분석가들 역시 이번 SK하이닉스 상장이 AI 반도체 투자 열기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며 낙관적인 해석을 내놨다. 그레이트 힐 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즈 회장은 로이터에 “글로벌 반도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려있는 투자처”라며 “주관사와 발행사(SK하이닉스)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확인했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투자 플랫폼 AJ 벨의 댄 코츠워스 시장 담당 책임자도 “미국 내 주식 공모에 대한 수요가 일부 예상보다 강력했다”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 랠리가 정점을 찍은 게 아니라, 단지 잠시 숨을 고르는 단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내다봤다.
투자 분석 플랫폼 리플렉서비티의 공동 창립자 주세페 세테는 “SK하이닉스 ADR은 미 투자자들이 AI 메모리 테마에 투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형주 투자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기업 성장 스토리의 힘으로 거래를 성사시켰지만, 뒤이어 나서는 기업들은 더 까다롭고 선별적인 시장에 직면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가 문화 현상으로까지 번진 한국 내 분위기를 전한 외신도 있었다. AFP통신은 올해 한국에서 ‘SK하이닉스 점퍼’가 부와 성공의 상징으로 화제가 됐다고 전한 뒤, 점퍼가 명품 매장 입장이나 더 나은 연애 상대를 만나기 위한 ‘황금 티켓’으로 묘사하는 패러디 게시물이 유행하기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