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애 대한장연구학회 회장(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개최된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의 IBD 건강보험 급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염증성 장질환 치료 목표는 과거 임상 증상 개선 중심에서 내시경적·조직학적 치유를 포함한 깊은 관해와 나아가 질병 경과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트렘피어 출시 및 급여의 의미를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위장관에 염증이 지속되는 원인 불명의 면역 관련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전체 위장관 중 대장에 국한돼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크론병은 식도와 위, 소장, 대장, 항문에 이르는 소화관 전체에 만성적인 염증과 궤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된 증상에는 복통, 설사, 혈변 등이 있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협착이 발생하고 누공이나 암 등 위험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자는 꾸준한 증가세다. 특히 주로 10~20대의 젊은 연령에서 발생해 평생 지속된다. 2019년 기준 크론병 환자는 약 1만8000명으로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준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36.9명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크론병 환자수는 약 3만5000명으로 보고됐다.
크론병은 대부분 질병의 심각도가 높고 진단 당시에 합병증이 진행된 경우도 많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질병의 심각도에 따른 치료제 선택도 중요해졌다. 과거엔 복통, 설사 등의 증상 호전이 치료의 목표였으나 최근엔 질병의 진행을 막아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주요 치료 목표로 대두됐다.
이에 따라 치료제 선택폭도 다양해졌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트렘피어는 지난 1일부터 중등도~중증 활동성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1차 생물학적제제로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했다. 트렘피어는 염증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IL-23과 IL-23의 주요 생선원인인 CD64 면역세포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작용 억제제다.
트렘피어의 크론병 적응증 효능과 안전성은 ‘GALAXI 2·3’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분석에 따르면 트렘피어는 J&J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대비 다양한 내시경 기반 주요 평가 지표에서 우월성을 확인했다. 48주 시점에서 내시경 반응률은 트렘피어 200㎎ Q4W 투여군 53%, 100㎎ Q8W 투여군 48%로 스텔라라 투여군 37% 대비 각각 16%, 11% 높은 수치를 보였다. 임상적 관해와 내시경적 관해를 모두 충족하는 깊은 관해 달성률은 각각 34%(Q4W), 30%(Q8W)로 스텔라라의 22%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트렘피어의 지속적인 효과와 안전성도 뒷받침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QUASAR 장기연장(LTE) 연구에서 약 96%의 환자가 92주까지 트렘피어 치료를 유지했다. 92주 시점 임상적 관해율은 200㎎ Q4W 투여군에서 74%, 100㎎ Q8W 투여군에서 71%로 나타났다.
정 회장은 “다양한 치료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 절반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최적의 질병 조절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트렘피어와 같은 새로운 기전의 치료 옵션은 치료 전략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 환경 개선 필요성도 제시됐다. IBD 치료에선 ‘기회의 창’이라는 개념이 있다.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조절해 좋은 상태를 오래 유지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장 손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의료진들은 이것이 현재 IBD 치료의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한다.
정 회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1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 사이에 많이 진단되는데, 이 시기는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발달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시기”라며 “대학에 진학하고, 군 복무를 하고, 취업과 연애,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며 가정을 꾸려야 하는 시기에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일반적인 인생의 과제에 더해 질환까지 관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전략과 목표를 적용할 수는 없다. 환자마다 질환의 중증도가 다르고, 연령과 생활환경, 동반 질환, 치료에 대한 기대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정기적으로 상태를 평가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장 손상과 합병증을 줄이고, 입원과 수술의 위험을 낮추며, 궁극적으로는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재 염증성 장질환 치료 전략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염증성 장질환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질환”이라며 “환자가 질병을 관리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