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47억85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금융사고 발생 기간은 2024년 5∼12월이다. 기업은행은 수사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 과정에서 사고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외부인이 위조한 상가 분양계약서를 제출해 대출을 받는 방식의 사기로 손실 예상 금액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16일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40억8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24년 8월19~30일까지다. 대출 신청인이 상가를 할인 분양받고도 정상 분양가로 계약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허위로 제출해 대출 규모를 부풀린 할인분양 사기로 파악됐다. 다만 해당 대출은 취급 이후 정상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법인 대표이사 등이 신용평가 관련 서류를 허위로 제출해 39억4666만원 규모의 대출을 받은 사실을 적발했다. 같은 달 신한은행도 외부인의 사기 행위로 발생한 18억4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사건은 2019년 4월26일 발생했으며, 당시 손실예상금액이 1억2218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역시 차주사가 부동산 매입 잔금대출 과정에서 계약금·중도금 이체확인증 등을 허위로 제출해 35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해 4월 공시했다.
은행권에서는 외부인이 공모한 사기를 사전에 적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대출 심사 과정에서 원본 서류 확인과 현장 실사 등의 절차를 거치지만, 허위 계약서 작성은 물론 등기까지 해당 서류를 토대로 진행될 경우 외형상 정상 거래와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부인이 처음부터 속일 목적으로 원본 서류까지 모두 꾸며서 제출하면 방도가 없다”며 “은행은 원본 서류 확인과 현장 실사 등 기본적인 정보 확인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허위 서류를 바탕으로 대출이 취급됐더라도 이자가 정상적으로 납부되고 있다면 이면계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대출 심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 은행들의 대출심사 시스템이 ‘거짓 서류 한 장조차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할 만큼 취약한가’라는 화두를 던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심사 체계의 디지털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심사 절차를 전산화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서류 진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검증하고 이상 거래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기관 간 실시간 데이터 교차검증 체계를 의무화하고, 감정평가 프로세스 고도화·인공지능(AI) 기반 여신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하는 등 대출심사의 디지털 대전환과 촘촘한 내부통제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대출 심사가 서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현장에서 허위 서류 여부를 즉각 판별하기 쉽지 않다”며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를 보다 정교하게 검증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은 기자 taeeun@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