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겸 배우 표지훈(33)은 연예계 대표 패셔니스타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아는 덕분에 얻은 수식어다. 표지훈은 이 감각을 연기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어리숙하지만 사랑스럽고 본인 몫은 톡톡히 해내는 캐릭터가 착 붙는다는 것을 인지한 모양새다. 글로벌 흥행 중인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에서도 제 옷을 입었다. 극중 심약하지만 업무 역량은 출중한 교권보호국 사무관 봉근대 역을 맡아 무해한 웃음을 선사했다. 1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지금 당장 다음 작품부터 수염 길러서 상남자로 나타나고 싶진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참교육’은 피해자의 편에 서서 학교를 바로잡는 교권보호국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원작 논란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으나 지난 5일 공개 이후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1위에 오르며 우려를 불식했다. “전혀 예상 못 했다”고 운을 뗀 표지훈은 “감독님 포함해 배우들 단체메시지방이 있는데 다들 뭐만 올라오면 캡처해서 보내고 있다. ‘이 꿈 같은 시간을 놓치지 말고 누리자’ 하며 하루에도 메시지 100개 넘게 주고받을 정도로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 주축인 팀 교권국은 감독관 나화진(김무열), 임한림(진기주), 교육부장관 최강석(이성민) 그리고 봉근대로 구성돼 있다. 최강석이 교권보호국을 설립했다면 나화진과 임한림은 특전사 출신답게 공무를 물리적 액션으로 이행한다. 반면 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를 조기 졸업한 뒤 연수원 수석을 차지한 봉근대는 결이 다르다. 성격도 판이하다. 조곤조곤한 말투에 늘 어딘가 억울해 보이는 면모가 귀여운 인물이다. 표지훈은 이러한 캐릭터를 친근하게 그려내 호평받고 있다. 그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얘기를 해주실 때마다 너무 감사하다”며 수줍어했다.

봉근대는 웹툰에 등장하지 않는 시리즈 오리지널 캐릭터다. 혼자 원작을 참고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꼈을 법하나 표지훈의 답은 예상과 달랐다. 표지훈은 “원작을 못 보고 대본을 읽었는데 봉근대를 연기하는 제 모습이 잘 그려졌다. 오히려 웹툰에 있는 캐릭터였다면 ‘기대하셨던 것을 잘 표현해내지 못하면 어떡하지’ 같은 고민들이 많았을 것 같다. 저한테 봉근대는 더 많이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고 했다.
주안점에 대해서는 “근대한테 허당미가 있다. 그렇다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을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할지 생각하진 않았다. 최강석에게는 어떻게 보이고 싶을지, 나화진한테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지, 임한림한테는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을지, 학교에 가서 어떻게 고등학생처럼 보일 수 있을지, 상황에 몰입해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봉근대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언더커버’ 롤이다. 구운하이텍고 교복을 입고 처음 등장하는 봉근대는 교권국이 학교를 옮길 때마다 또 다른 학생으로 분해 폭소를 안긴다. 결과적으로 30대에 교복을 착용한 그는 “첫 신을 찍고 더 관리할 걸 했다. 아쉬웠다”면서도 “학생들을 봤는데 강력하더라. 살며시 묻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안도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켜주시고 그 역할이 시청자분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언제든 도전해 볼 의향이 있다”며 “시즌2에 후임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잠입해야 하는 에피소드가 생긴다면 입어야 한다. 피부 관리도 하고 수염 레이저 제모도 하고 노력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물론 배우 표지훈의 도전은 교복에 그치지 않는다. 지금은 봉근대가 찰떡이지만 나화진 같은 배역에도 욕심이 있다. 다만 조급하게 스펙트럼을 넓힐 생각은 없다. 그는 “(김무열) 선배님처럼 섹시하고 멋있게 액션을 한다거나 날카롭고 예민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 워낙 친구들을 좋아하고 의리도 있는 편이라 진하게 남자의 우정을 보여주는 영화나 드라마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천천히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그 바탕에는 “봉근대에게 용기를 많이 받았다. ‘이렇게만 설득력 있게 보일 수 있다면 이 직업을 오래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하나하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한다”는 마음가짐이 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