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7일 (6)
“민주당 싫다고 꼭 국힘 뽑는 건 아녀” 복잡한 아산, 표심은 ‘고심’ [민심 르포]

“민주당 싫다고 꼭 국힘 뽑는 건 아녀” 복잡한 아산, 표심은 ‘고심’ [민심 르포]

“이재명 싫지만 일을 잘혀”…보수층서도 흔들린 ‘자동결집’, ‘인물론’ 부상
청년층, 이념보다 실리 “일자리, 결혼, 출산 공약 본다…다수가 고민 중”

승인 2026-05-19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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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탕정역 신도시 모습. 신혼부부·청년층 유입이 많고 출산율이 높은 곳이다. 김미경 기자
충남 아산 탕정역 신도시 모습. 신혼부부·청년층 유입이 많고 출산율이 높은 곳이다. 김미경 기자

“하여튼 진보 쪽은 싫고 그려. 으잉? 그렇다고 꼭 국힘 뽑겠단 건 또 아녀”

6월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해 묻자, 16일 아산 배방역 인근 벤치에 앉아 있던 73세 강승만씨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녀”라며 손사래를 쳤다. 강씨는 “서민을 알고 서민을 이해하면서도 리더십 강한 사람을 뽑아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영 안 보여”라며, 무작정 보수를 뽑기보단 ‘인물’을 본다고 했다.

아산에서는 전통적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정당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인물을 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58세 주부 박선일씨는 “당을 봐서는 국민의힘을 뽑는 게 맞는데, 어쨌든 인물이 있으면 뽑겠지”라고 말했다. 박씨는 과거 선거에서는 모두 국민의힘 후보를 뽑았으나, 이번 선거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배방에 거주하는 예비신부 31세 이유라씨도 “이제까지 선거에서 무조건 국민의힘을 찍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후보의 지역 연고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 역시 ‘아산의 문제를 더 잘 알 것’이란 점 때문”이라며 “연고 자체가 플러스라기 보다는, 결국 문제 해결 능력을 최우선으로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충남 아산은 상대적으로 보수가 우세한 곳으로 꼽혔으나, 삼성 디스플레이 산업벨트가 형성되고 배방·탕정 신도시로 청년층이 유입되며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2025년 2월 말 기준 아산 인구는 39만5036명으로 2020년 33만3101명 대비 6만1935명이 늘었다. 5년간 18.6%가 증가했다. 신혼부부와 청년층이 유입되며 아산의 합계출산율 또한 2024년 0.988명으로 1명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는데, 0.7명대인 전국 평균치를 웃도는 수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내리 3선 의원으로 당선된 배경에도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가 거론된다.

충남 아산 배방읍에 위치한 김민경 국민의힘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김미경 기자
충남 아산 배방읍에 위치한 김민경 국민의힘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김미경 기자

“이재명? 싫지. 근데 일을 잘하긴 혀…젊은 애들이 많아서 원”

아산의 보수층 지지자에게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을 좋게 평가하는 말들이 잇따랐다. 청년층이 증가하는 아산 특성상 민주당의 우세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선일씨는 “이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든다”면서도 “그래도 요즘 보면 일은 잘 하더라”고 말했다.

63세 자영업자 김우남씨도 “이재명이는 싫다”면서도 “일을 잘 하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면서도 “아산에는 젊은 층이 많아 민주당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68세 최원곤씨는 “아산에서 27년을 살았는데, 요새 들어 보수였던 아산이 진보 쪽으로 많이 기운 게 비슷한 나잇대를 봐도 느껴진다”고 전했다. 최씨는 “젊은 세대들이 신도시로 많이 입주하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워낙 높다 보니 지방선거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산 탕정에서 3살 딸을 키우는 37세 배소희씨는 “얼마 전 아파트에서 엄마들 간담회를 했는데, 민주당 쪽이 더 신뢰가 간다, 후보의 교육 관련 공약도 좀 더 믿음이 간다는 얘기를 했다”며 “아산은 신혼부부가 많이 오는 곳이니 민주당 얘기가 많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우세 흐름이 감지된다.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에서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은수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53.4%, 김민경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29.2%로 집계됐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

충남 아산 배방읍에 위치한 전은수 더불어민주당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김미경 기자
충남 아산 배방읍에 위치한 전은수 더불어민주당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김미경 기자

“청년층 표심은 결혼·자녀·일자리…진보·보수 쓲아있잖아유”

청년층에게서는 정당보다 실리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주 관심사인 청년 일자리, 신혼부부 지원, 출산 지원, 자녀 교육 문제 등과 관련한 공약을 보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지율 격차와 별개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유라씨는 “11월 결혼 예정인데 아산에는 신혼부부 지원금이 아예 없다고 해서 놀랐다”며 “아무래도 결혼부터 해서 이후 출산이나 교육 문제와 관련한 공약을 중점적으로 볼 것 같다”고 말했다.

배방에 거주하는 33세 최우석씨는 “아직 고민 중”이라며 “일자리쪽 공약을 보고 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표를 확실하게 정한 사람은 소수라는 게 느껴진다”며 “또래나 주변에서는 국민의힘 민주당 지지가 반반 정도로 체감된다”고 전했다.

아산 토박이라는 32세 오씨는 “나는 민주당을 뽑지만 솔직히 민주당이랑 국힘이랑 쓲아(섞여)있지 않겄슈? 둘 다 들려유”라며 “국힘 후보는 아산사람이고, 민주당은 대통령 직속 대변인이라는 기대감이 있으니께”라고 말했다.

오씨는 “삼성전자 하청까지 다 모여 있는 게 아산 아니어요”라며 “아산 청년들은 정책 깊이보다도 ‘내 일자리는 많아지는 것인가’가 더 중요혀요”라고 강조했다. 또 “아산에 창업 생각하는 청년도 많고 공실도 많아서, 일자리랑 창업 문제가 제일 중요허죠”라며 “민주당 뽑겠단 것도 그랴서 그랴유”라고 덧붙였다.

김미경 기자 95923k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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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
모든 빛은 궤적을 남깁니다. 권력의 궤적을 기록하겠습니다. 정치부 김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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