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단일 제품으로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4779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신약이 개발되기 위해선 후기 임상 지원, 전문가 육성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업 입장에선 희귀질환 신약을 공략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순규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의 ‘한국형 블록버스터 창출 전략’ 컨퍼런스 세션 발표를 통해 “아직 한국에서 개발한 신약 중 블록버스터급 제품은 나오지 못했다”면서 “한국 제약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플레이어가 되고 있는 만큼, 이젠 시장 참여자가 아닌 시장 가치를 소유하는 위치로 이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산 신약 50호가 나오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정 교수는 “2007~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 받은 신약 455개 중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122개로, 4개 중 1개 정도 수준이다. 100억 달러 이상의 메가 블록버스터는 10개로, 50개 중 1개 정도가 된다”면서 “국내 신약도 50개로 늘어나면 한국에서도 블록버스터 신약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가 탄생한지 27년이 흘렀다. 그간 K-제약‧바이오 산업은 41개의 국산 신약을 배출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현재는 한국 기업이 직접 미국이나 유럽 현지에서 허가를 받고 시장을 개척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한국의 신약 파이프라인 수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할 정도의 양적 성장을 이뤘다.
전문가들은 이젠 K-제약‧바이오가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특히 희귀질환 분야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혜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바이오텍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일궈낸 사례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업트라비’를 언급했다. 정 연구원은 “기존 주사제 흡입제를 경구 투여 가능하도록 개선한 사례로, 존슨앤존슨(J&J)에 300억 달러(약 44조3790억원)에 인수됐다”면서 “미충족 수요가 많은 희귀질환에 집중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글로벌 임상 역량을 구축하고, 신속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한다면 혁신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신약의 가치를 따질 때 과학적 우수성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대표적 메가 블록버스터인 키트루다, 스텔라라 등의 공통점은 환자 수가 충분히 많고 계속 투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고 보험급여 논리가 충분히 있는 분야에서 메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글로벌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후기 임상 단계의 자금 리스크, 상업화 경험 부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 교수는 “현재 정부의 정책이 신규 인력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신약 출시 후 가격 협상과 보험 급여 등을 이끌어갈 ‘엔드투엔드(End-to-End)’ 전문가 육성 등 중간 관리자들이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식약처 또한 단순한 규제자에서 벗어나 개발자로서 역할을 전환하고 전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