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종합검토 후 추계위 참여 결정…의대생 수업 방해 부적절”

의협 “종합검토 후 추계위 참여 결정…의대생 수업 방해 부적절”

의협 내 별도 추계기구 설치…추계위 정부 요청 아직
의대생 집단 제적·유급 위기…“투쟁까지 안 가길”
尹 탄핵심판 선고 대비…“정의 실현되길”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대현 기자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신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참여 여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한 뒤 위원을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과대학 수업에 복귀한 학생을 조리돌림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비난하는 행위에 대해선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치명적 결함이 있는 추계위원회가 최종 법령으로 확정됐다고는 하지만 의협이 여기에 참여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최종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266인 중 찬성 247표, 반대 11표, 기권 8표로 추계위 신설 내용이 담긴 ‘보건의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가결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의 의료인력 추계·심의 기구인 추계위는 위원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은 의협 등 의료 공급자가 추천하는 위원이 과반을 차지한다. 아울러 추계위의 독립성 보장을 명시하는 한편, 회의록 및 참고 자료 등을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수급추계센터를 지정해 추계 작업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법 공포·시행 후 정식으로 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등 위원 위촉에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의협은 추계위가 독립성, 전문성,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의협은 정부 추계위 참여와 별개로 의협 내 의사추계를 검증하고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별도 기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추계위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역시 정부 입맛대로 거수기로 전락할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 발전계획을 명확히 수립하고 보건의료 정책 제도를 심도 있게 논의하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추계위와 보정심 모두 거버넌스 구조가 바로 세워져야 보건의료 정책의 틀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협 내 의사인력 추계기구를 준비하고 관련 연구를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추계위 참여 여부에 대해선 “정부의 공식 참여 요청이 있어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며 “요청이 올 경우 기준에 맞으면 참여 위원을 추천할 예정이며, 위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다. 곽경근 대기자

의대생들의 등록은 이뤄졌지만 실제 수업 참여율은 저조해 제적 혹은 유급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선 “의대생 제적이 본격화될 경우 대응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의대생 96.9%가 2025학년도 1학기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실제 수업 참여율은 저조하다. 2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15개 의대 6571명 중 실제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3.87%(254명)에 불과하다.

김 대변인은 “제적이라는 압박 속에 의대생들이 돌아오고 있지만, 강의실은 여전히 비어 있다. 복귀 여부보다 왜 학생들이 자리를 떠났는지 그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대학은 학생들을 보호하는 최후의 울타리여야 한다. 제적은 학생들을 울타리 밖으로 던지는 것이며, 사제의 연을 끊는 행위다”라고 강조했다.

이대로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 유급은 불가피하다. 유급이란 상위 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해당 학년에 그대로 남는 걸 뜻한다. 대부분의 의대는 일정 기간 무단 결석하거나, 전공 과목에서 F학점(낙제점)을 받으면 유급을 적용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대학마다 개강일과 기준 수업 일수는 제각각이지만, 이달 안에는 수업에 참여해야 유급을 피할 수 있다.

김 대변인은 “총장들에게 제적을 우선 선택지로 두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총장들은 정당한 목소리를 외면해온 지난 1년을 돌아봐야 한다”라며 “의협은 학생 제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투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집회, 휴진, 파업 등 모든 방식을 고민 중이지만, 그런 방식까지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짚었다.

수업 참여를 가로막는 등 일부 강경 의대생들의 부당 행위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선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복학한 학생들을 비난하는 행위에는 당연히 동의하지 않는다. 의대생들 모두 우리의 미래 회원이기 때문에 권익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면서 “미래의 회원으로서 의사가 될 수 있는 인성과 역량에 걸맞은 행동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는 4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의협은 헌법재판소의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대응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너무 오래 걸렸다. 내일은 정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이 헌법을 바탕에 둔 법치국가임을 세계에 알리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라며 “어떤 시나리오든 계획을 세우고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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