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기간·규모 축소…北 도발 없을까

한미연합훈련 기간·규모 축소…北 도발 없을까

국방부가 한·미연합훈련(연합훈련)을 다음 달 1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매년 북한이 연합훈련 기간 도발을 했던 만큼 이번에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방부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연기됐던 연합훈련 일정을 20일 공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병력이 야외에서 기동력을 기르는 ‘독수리훈련’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쟁 시나리오별 전투 수행 절차를 숙달하는 키리졸브(KR) 연습은 오는 4월 중순부터 2주간 시행된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연합훈련은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며 “유엔군사령부는 이번 연합훈련 일정과 본 연습이 방어적 성격이라는 내용을 북한군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설명과 달리 이번 연합훈련 규모는 전보다 축소됐다. 앞서 독수리훈련은 지난해 3월1일부터 4월30일 까지 총 두 달간 진행됐다. 올해 독수리훈련은 한 달이 줄었다. 또 연합훈련 시 한반도에 전개됐던 미 항공모함, 핵추진잠수함, 전략폭격기는 이번 훈련에서 빠졌다.

이는 남·북, 북·미 간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대북 특별사절단(특사단)은 지난 5일 방북 이후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성과를 냈다. 수석 특사로 대북 특사단을 이끌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연합훈련이 오는 4월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한반도 정세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연합훈련이 조절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1년 12월30일 김 위원장 집권 이후 한·미가 연합훈련을 진행할 때마다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해 3~4월 한·미가 연합훈련을 할 당시, 북한은 함경남도 신포, 원산 갈마비행장 등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2016년 4월24일에는 신포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노동계 미사일, 방사포 등 15발을 발사했다. 또 북한은 지난 2015년 8월20일 서부 전선 일대에서 고사포를 발사했다. 이후 스커드미사일 및 노동계 탄도미사일 전개를 감행했다. 북한의 도발로 연합훈련이 중단되었다가 재개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2013년도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해 홍지만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논평을 통해 “이번 연합훈련은 차 떼고 포 뗀 알맹이 없는 훈련으로, 규모나 기간에서 대폭 축소됐다”며 “북한의 눈치를 보며 훈련 수위를 낮추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변화가 검증될 때까지 한·미 공조를 통한 제재와 압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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