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IB)과 모험자본 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유상증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KB증권은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0년 만에 7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이어 약 4개월 만에 다시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 2일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총 4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지난 4월 24일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대규모 자본 확충에 착수했다.
올해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유상증자는 과거와 비교해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유상증자는 NH투자증권(3회)과 하나증권(1회) 등 총 4회에 그쳤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자산이 부동산에서 주식 등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한 실탄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유상증자를 실시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IMA와 모험자본 투자 확대 등 미래 성장사업을 주요 자금 활용처로 제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본력이 초대형 IB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한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본력을 종합 IB 사업 경쟁력의 핵심 원천으로 평가했다.
KB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확대와 향후 IMA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자본 확충에 나섰다. 2019년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KB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 역량을 키우고, 생산적 금융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IMA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유상증자의 핵심 배경으로 내세웠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IMA 3호 사업자로 승인받은 만큼,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과의 경쟁에 대비해 자본 여력과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 영업순자본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59.3%로 주요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이번 자본 지원을 통해 IMA 사업 역량을 조속히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출범 당시 제시한 ‘2030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약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을 위해 플랫폼 고도화와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형 딜 수행 능력과 인수·주선 등 IB 경쟁력 강화도 유상증자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초대형 증권사들의 IMA 및 발행어음 중심의 기업금융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가 기업금융 참여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수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증권사들의 기업금융 확대에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등 정부 차원의 강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건전성 제도 개선 방안과 기업금융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 기조 하에서 발행어음 및 IMA 제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운용자산의 일정 수준 이상을 기업금융에 의무 배분하도록 규정돼 기업금융 참여를 구조적으로 촉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