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7일 (0)
[금진호의 AI, 사람을 향하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휴머노이드가 도입된다면 여기에도 세금을 걷을 수 있을까?

[금진호의 AI, 사람을 향하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휴머노이드가 도입된다면 여기에도 세금을 걷을 수 있을까?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승인 2026-05-27 09:32:46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인간 중심 AI 저자

파업 뉴스가 이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비슷한 상상을 한다. “언젠가는 사람이 아니라 휴머노이드가 공장에서 일하게 되지 않을까.”

실제로 그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AI는 이미 사무실의 일부 일을 대신하고 있고,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기술은 공장과 물류 현장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지치지 않고, 노동시간 제한도 없고, 감정 갈등도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안정적인 존재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낯설지만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만약 휴머노이드가 인간 노동을 대체한다면, 국가는 세금을 어디서 걷게 될까. 그리고 더 나아가 휴머노이드에게도 세금을 부과하게 될까.

우리는 평소 잘 느끼지 못하지만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은 사람이 일하면서 만들어진다. 직장인은 소득세를 내고, 기업은 사람을 고용하며 4대 보험과 각종 부담금을 낸다. 사람이 소비하면 부가가치세가 생기고, 월급은 다시 경제를 순환시킨다. 즉, 현대 국가는 “인간이 일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만약 공장의 상당 부분을 휴머노이드가 담당하게 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기업은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 노동자가 줄어들면 국가가 걷는 세금 구조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이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휴머노이드와 AI가 인간의 일을 대신한다면 그만큼 줄어드는 세수(稅收)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이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로봇세’다.

쉽게 말하면 사람 대신 일하는 로봇이나 AI 시스템에 대해 기업이 일정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인간 노동자를 대체한 규모만큼 부담금을 내거나 AI 생산성 증가분 일부를 과세하거나 자동화 설비에 특별세를 부과하는 방식 같은 논의가 가능하다. 즉, 휴머노이드가 직접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 휴머노이드를 활용해 이익을 얻는 기업이 새로운 형태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하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동화와 AI 투자는 생존 전략에 가깝다.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 도입은 필수가 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추가 세금까지 붙는다면 기업들은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AI 도입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결국 국가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이 논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 국가는 아직 명확한 로봇세 제도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그러나 AI가 본격적으로 인간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하면 국가 역시 기존 방식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일을 덜 하게 되면 소득세 기반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새로운 방식으로 재정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AI·데이터 활용세, 플랫폼 기업 과세 강화, AI 기반 이익 공유금, 디지털 거래세 등이다.

미래의 세금은 사람이 얼마나 일했는가보다 기술이 얼마나 큰 부가가치를 만들었는가를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더 중요한 문제는 ‘분배’다. 이번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이슈에서도 근로자에게 분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실 AI 시대의 핵심은 단순히 세금을 어디서 걷느냐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AI가 만든 부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다. 휴머노이드가 하루 24시간 일하고, 기업의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면 그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기업과 투자자만 더 부유해지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점점 소외된다면 사회는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

그래서 미래에는 기본소득이나 AI 생산성 공유 같은 논의가 지금보다 훨씬 현실적인 주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AI 시대의 가장 위험한 순간은 사람을 단순히 비용으로 보기 시작할 때다. 휴머노이드는 효율적일 수 있다. 실수도 적고, 파업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 노동은 단순한 생산 수단만은 아니다. 사람은 일을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 존재감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만든다.

만약 사회가 “AI가 더 효율적이니 인간은 필요 없다”는 방향으로만 흘러간다면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다.

미래의 국가가 고민할 것은 단순히 세금을 더 걷는 일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AI가 만든 생산성과 인간의 삶 사이의 균형이다. AI는 계속 일하고, 기업은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이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국가는 계속 답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미래의 세금은 단순한 재정 수단이 아니라 공존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 휴머노이드가 공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지금과 같은 노동 구조는 크게 바뀔 것이다. 기업은 더 안정적이 될 수 있고, 파업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국가 재정 구조와 사회의 균형도 함께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미래 사회의 핵심 질문은 “휴머노이드에게 세금을 매길 것인가”만이 아니다. AI가 만든 부와 효율을 인간 사회가 어떻게 함께 나눌 것인가이다.

기술은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그 속도를 사람의 삶과 어떻게 연결할지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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