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6일 (1)
정용진 고개 숙였지만…들끓는 광주 “사과 아닌 기만”

정용진 고개 숙였지만…들끓는 광주 “사과 아닌 기만”

승인 2026-05-26 16: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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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코리아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남동균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을 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였지만, 광주 지역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오월단체와 광주시는 사과의 형식보다 책임과 진상 규명이 빠져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단체는 정 회장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5·18 공법 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2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역사를 모욕한 자의 빈껍데기 사과를 거부한다”며 “정용진의 사과는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들은 “진정한 반성과 책임 없는 형식적 사과는 또 다른 모욕이며 기만일 뿐”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오월의 상처와 국가폭력의 기억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었는가에 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마케팅 문구 실수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탱크’라는 표현이 1980년 5월 시민들을 향해 진입했던 계엄군의 장갑차와 국가폭력의 공포를 떠올리게 하는 역사적 상징이라는 지적이다.

행사 문구에 포함된 ‘책상에 탁’ 표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군사독재 시절의 어두운 기억을 상징하는 말”이라며 “역사적 아픔에 대한 무지이자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월단체는 신세계그룹과 정 회장을 향해 재발 방지 대책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피해자와 광주시민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용진은 이번 ‘탱크데이’ 논란의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5·18기념재단이 참여했다.

광주시 역시 날을 세웠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용진 회장의 기자회견은 사과, 진상 규명, 책임이 모두 빠진 ‘3무(無) 기자회견’이었다”며 “사과한다고 하면서 직원을 방패 삼아 숨었다”고 지적했다.

강 시장은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했지만 실제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광주시민과 국민은 보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분명한 책임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단순 해프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며 “5·18에 대한 조롱과 역사 왜곡을 방치할 경우 민주주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과 제도 보완, 철저한 수사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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