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특검, 정치권 수사로 번지나…“통화 경위 확인 필요”

해병 특검, 정치권 수사로 번지나…“통화 경위 확인 필요”

‘구명로비’ 의혹 이철규, 압수물 분석 뒤 조사 여부 검토
“조태용·이종호 압수물은 다른 특검과 공유”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보. 연합뉴스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순직해병 특검)이 ‘윤석열(VIP) 격노’ 당일 대통령실과 통화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에 대해서도 조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이어 수사 범위가 정치권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정민영 특검보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대표번호(02-800-7070)로 주 의원이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사 대상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통화 경위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후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격노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54분, 대통령실 대표번호(02-800-7070)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채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국회·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당초 발신자를 밝히지 않던 이 전 장관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통화 상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의원은 이 전 장관보다 10분 앞선 오전 11시43분에 같은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 정민영 특검보는 해당 통화에 대해 “경위 확인이 필요하다”며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임성근 구명로비’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수사 확대에 맞춰 다른 특검과의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현재 3개 특검이 활동 중이고 수사 대상이 일부 중복돼 특검들 사이에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관련 압수물 일부는 내란 특검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관련 압수물은 김건희 특검의 영장에 따라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압수물 집행 시점 등 구체적인 사항은 집행이 마무리된 후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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