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능 걱정? 과한 우려” 전문의가 말하는 탈모약 진실 [쿠키인터뷰]

“성기능 걱정? 과한 우려” 전문의가 말하는 탈모약 진실 [쿠키인터뷰]

박수진 대한모발이식학회 상임이사 인터뷰
국내 남성 탈모 환자 중 44.5% 20·30대 차지
“부작용 걱정 말고 조기 치료로 모발 유지”

박수진 대한모발이식학회 상임이사(분당맥스웰병원 대표원장, 성형외과 전문의)는 12일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탈모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잘못 전달된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박선혜 기자

“거울 속 M자 이마가 신경 쓰이지만 병원 가기는 망설여진다.” 많은 20·30대 남성들이 탈모 고민을 안고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걱정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에 대한 불안은 과장된 면이 있으며, 탈모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탈모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요인이다. 특히 젊은층에선 탈모로 인한 사회생활 위축 등을 토로하는 사례가 이어진다. 마케팅 조사 기업인 엠브레인이 실시한 ‘헤어 관리 및 탈모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2%가 탈모 증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68%는 탈모가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탈모 환자는 약 24만7000명이며, 이 중 남성 환자의 44.5%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탈모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치료를 미루는 이유로는 약물 복용에 따른 성기능 관련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탈모 치료에 대한 정보 중 일부는 잘못 알려졌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다. 박수진 대한모발이식학회 상임이사(분당맥스웰병원 대표원장, 성형외과 전문의)는 12일 쿠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발기부전 등 부작용 우려가 치료를 가로막는 게 사실인데, 실제로는 왜곡되거나 과도하게 전해진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는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대 환자에서 나타나는 빈도는 매우 낮다”며 “중장년층에서 일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간혹 부작용이 있더라도 일정 기간 복용을 지속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발기부전 치료 약물이 다양해져 병용 처방이 가능한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탈모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진입 시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남성형 탈모증은 진행성 질환으로, 한 번 시작되면 멈추지 않고 점차 심해진다”며 “진행을 늦추거나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며, 약물치료가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먹는 약과 바르는 약만으로도 많은 환자가 탈모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상임이사는 “모발을 다시 자라게 하는 것보다는 빠지는 속도를 늦추고 기존 모발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며 “칫솔질을 해도 충치가 생기는 것처럼 약물치료 역시 모든 탈모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병행 치료를 통해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치료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다. 두 약물은 모두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DHT는 모낭에 손상을 주는 주요 원인 물질이다. 두 약물 간 부작용 차이는 크지 않지만, 두타스테리드는 억제율이 더 높아 약효 면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박 상임이사는 “약물 선택은 탈모의 진행 정도나 연령 등 환자의 조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대부분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고,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도 무리 없이 복용할 수 있어 안전한 편”이라며 “여성형 탈모의 경우에는 유방·자궁·난소 등 관련 병력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밀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상임이사는 일상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탈모가 진행 중일 수 있다며, 조기 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M자 이마선이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이 있거나 △정수리·앞머리의 모발이 뒷머리보다 눈에 띄게 가늘어졌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또 가족력이 있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그는 “탈모는 빨리 치료할수록 유지가 쉬워진다”며 “젊은 환자는 약물 부작용도 드물기 때문에 겁내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기하지 않고 치료에 임한다면 누구든 자신이 가진 모발을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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