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 등 공조수사본부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도’ 2라운드가 시작될 전망이다. 대통령경호처의 저지에 막혀 1차 집행 실패를 맛본 공수처는 체포영장 연장, 경찰은 경호처 수뇌부 입건 등 지휘체계 무력화 카드로 경호처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공수처와 경찰은 2차 집행을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공조본은 조만간 두 번째 체포 시도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공수처는 첫 체포영장이 발부됐을 당시 영장 유효기간(7일)을 공개했지만, 재발부된 영장의 유효기간은 비공개했다.
지난 1차 체포영장 집행 불발 당시 경호처의 저항이 거셌던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31일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이 3일 대통령 관저로 영장 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경호처의 저지에 막혀 5시간여만에 집행을 중단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무능, 의지 부족’이란 질타가 쏟아졌다.
법조계에선 2차 체포영장 집행이 공수처의 수사 능력을 입증할 마지막 기회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서울서부지법은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공수처가 영장 만료일인 6일 영장 연장을 재청구한 지 하루 만이다. 윤 대통령 측은 법원에 체포 필요성이 필요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법원은 재차 공수처에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경호처장 등 경호처 수뇌부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는 방법으로 지휘체계를 일부 무너뜨린 후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경호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박 처장에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는데, 이를 또 거부하면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박 처장 외에도 김성훈 경호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또한 경찰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2차 체포영장 집행 때 (경호처 직원들에 대한) 현행범 체포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의 명운이 걸린 2차 집행을 앞두고 공조본과 경호처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차 집행 불발 이후 대통령 관저 철문 앞에는 경호처 버스 차벽이 추가 배치됐고, 외벽 철조망이 추가 설치되는 등 요새를 방불케 할 정도로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경호처는 수색 불허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경호처는 공조본의 관저 진입 시도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경호대상자에 대한 경호 임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