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뇌전증 치료, 한‧중 협력으로 실현되나

세계 최고 뇌전증 치료, 한‧중 협력으로 실현되나

글‧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저장대학교병원 제6병원을 방문해 환자들을 회진하고 있는 (사진 왼쪽부터) Junming Zhu 교수, 홍승봉 교수, 문하용 신경외과 전문의 

중국 저장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연구실은 2012년부터 세계 최첨단 뇌전증 치료기술인 레이저열응고치료기(LITT, Laser Interstitial Thermal Therapy)와 반응성 신경자극기(RNS, Responsive Neurostimulation)를 개발하기 시작해 이미 200명 이상의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 시술했다. 반응성 신경자극기(RNS)와 레이저열응고치료(LITT)는 미국에서만 받을 수 있는 최첨단 꿈의 뇌전증 치료이다. 

뇌전증 환자의 머리 안에 삽입된 반응성 신경자극기(RNS)

반응성 신경자극기는 뇌전증을 일으키는 뇌부위에 삽입되어서 발작이 발생하면 이를 감지해 바로 중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레이저열응고치료는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식으로 뇌 안에 있는 뇌전증병소에 MRI검사실에서 실시간으로 접근해 열응고로 병소를 제거하는 기술로 미국에서 뇌전증 환자와 뇌종양 환자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받고 있다. 

저장대학교병원 BCI 연구실은 세계 최첨단 기술을 독보적으로 개발해 제품화했고 임상실험 중에 있으며 예비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다. 5세 남아는 매일 10여 차례 발생하는 다리 경련으로 학교에도 가지 못할 정도의 중증 난치성 뇌전증을 앓고 있었는데 RNS를 뇌 안에 삽입한 후 발작이 완전히 소멸되어서 학교생활은 물론 운동까지 할 수 있게 됐다. 32세 남자 뇌전증 환자는 수술이 매우 어려운 시상하부의 뇌종양으로 한 달에 수십 번 발작이 발생해 정상 생활을 하지 못했다. 레이저열응고치료기로 간단하게 내시경 뇌수술을 받고 다음 날 퇴원했는데 발작이 완전히 없어졌다. 

레이저열응고치료기로 뇌 깊은 곳에 있는 뇌전증병소를 열응고로 제거하는 모습. 뇌 MRI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RNS자극기는 과거에는 수술이 불가능했던 다발성 뇌전증, 운동중추, 언어중추, 시각 중추에서 발생하는 뇌전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신기술로 현재 미국, 캐나다에서만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레이저열응고치료도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만 시술을 받을 수 있어서 한국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매년 미국 연자들이 초청되어 RNS자극기와 레이저열응고치료에 대해 강의하지만 한국 뇌전증 의사들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한국 뇌전증 환자들도 RNS자극기와 레이저열응고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필자와 문하용 신경외과 전문의(강남베드로병원)는 중국 저장대학교 제6병원을 방문해 이 기술을 개발한 Junming Zhu 교수와 학문 교류를 했다. Junming Zhu 교수는 본인이 개발한 최첨단 RNS자극기와 레이저열응고치료를 소개하고 임상 치료 결과를 발표했고, 필자는 한국 뇌전증지원센터의 뇌전증도움전화, 사회서비스 및 편견개선 활동을 발표해 많은 중국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한국의 높은 수준의 포괄적 뇌전증 관리에 놀라고 감명을 받았다. 

특히 뇌전증 환자의 사회복지서비스에 놀라워했다. 필자와 Junming Zhu교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치료가 최우선임에 동감했고, 최첨단 RNS자극기와 레이저열응고치료기를 한국에 빨리 도입하여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한중 협력으로 한국에도 꿈의 뇌전증 치료의 희망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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