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용역기관의 투 트랙 추진 방향 설정은 다양한 주장에 대한 책임 회피용 선택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전라남도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신설 정부 추천대학 선정 용역기관인 에이티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은 12일, 전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방식 추천안을 발표했다.
6회의 도민공청회와 여론조사, 대학설명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 설립방식선정위원회에서 6차례 논의 끝에 마련됐다.
1안 선택 도민을 대상으로 ‘2개 병원 신축’과 ‘1개 신축 1개 기존병원 활용’에 대한 질문에는 71.1%가 ‘2개 병원 신축’을 선택했다.
의대 입학정원은 2026학년도 타 지역거점 국립대학의 의대 정원 규모를 고려하되, 지역의 의료인력 수요를 감안해 200명 내외로 했다.
대학병원은 1000~1200병상 규모로,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설립하되, 병원별 구체적 규모는 대학에서 자율로 정하도록 하고, 각 대학병원은 양 지역 특성에 맞춰 특화 진료영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소요예산은 1000병상 기준 7000억 원가량으로 타 대학병원 신설 사례 등을 적용해 국가가 20~25%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대학이 부담한다.
또 전남도에서 대학의 재정부담을 감안해 병원 설립비용의 30% 수준의 예산 지원을 제시했으며, 2개 대학병원 신설로 커지는 대학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후 전남도에서 정부, 도의회, 대학 등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추가적인 지원도 고려할 계획이다.
미추천 대학의 지원 대책으로는 의대에 버금가는 수준의 ‘첨단의과학연구센터’ 설립을 제시했다. 첨단의과학연구센터는 의과대학‧대학병원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AI기반 의학, 디지털 트윈 등 첨단의과학분야 연구‧교육‧실습과 의료바이오 연구기능을 수행한다.
미추천 지역의 지역발전계획은 대학 선정 후 지역과 구체적으로 논의해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도민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립방식 적합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54.6%가 ‘(1안) 의과대학 선정 후, 동‧서부 지역에 2개의 대학병원 동시 신설’이 적합하다고 응답했고, 도민 45.4%는 ‘(2안)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동일지역에 설립’을 선택했다.
또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과 지역 정치권에서 제안됐다며 ‘공동 의대’ 방식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오병길 파트너는 “두 대학 총장이 과거와 다르게 통합에 나설 의지를 보여 이른 시일 안에 합의하면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며, 양 대학에서 확약서 등을 통해 ‘대학통합 전제 공동의대 추진’에 합의하면, 설립방식선정위원회에서 ‘공동의대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오 파트너는 “공동의대 추진 검토는 대학의 공식적 입장을 확인하고, ‘대학통합 전제 공동의대 추진 확약서’를 제출하면,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 설립방식선정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공모’와 ‘공동의대’ 추진 절차 투 트랙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용역기관의 투 트랙 전략이 당초 용역 발주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적 상황을 충분히 검토‧반영해 최적의 안을 찾자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물론이고 김문수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 일부에서 공동의대를 ‘최적의 안’으로 끄집어내면서 용역사 측이 투 트랙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나오는 우려다.
뿐만 아니라 대합 통합이 대학 총장뿐 아니라 대학 구성원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동문, 정치권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짧은 기간 내 완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다, 대학 통합을 전제로 공동의대를 유치한 뒤 통합이 무산될 경우 의대유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 공모는 사전심사위원회에서 평가기준, 방법, 절차 등에 대해 논의 중이며,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순천시, 목포시, 화순군 등 도내 3개 시군에서 평가기준 마련을 위한 도민공청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