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회는 9일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 방안에 대한 전라남도의회 입장문’을 내고 “200만 전남도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최적의 방식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립 의과대학 설립은 양 대학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민이기에, 200만 도민의 입장에서 어디서나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악한 의료체계 개선의 핵심이 될 의료인력 양성의 주체로서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양 대학은 앞장서서 현안 해결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의회는 또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설립 방식은 도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남도는 발표에 앞서, 200만 전남도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특단의 의료대책을 함께 마련해 발표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남도의회의 입장문을 두고 ‘뒷북’ ‘책임 회피용’이라는 지적이다.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설립 정부 추천 대학 선정 용역기관인 에이티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은 그동안 최적의 설립 방식을 찾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6곳의 지역을 돌며 시민공청회를 열고 추진 경과 설명과 주민 의견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당초 설립방식 발표를 5에서 12일로 미루고 목포대와 순천대의 의견을 더 듣기로 했다.
전남도 공모 참여 거부 입장을 굳힌 순천대 측이 그동안 설명회나 협의회 참여를 전면 거부해 입장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전남도는 순천대와 목포대, 순천시와 목포시가 참여하는 5자 회동을 수차례 제안했고, 대학별 설명회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처럼 전남도와 용역기관의 충분한 의견수렴 조차 여의치 않았지만 전남도의회는 그동안 중재를 위한 노력은 고사하고, ‘동-서간 입장차가 크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관해 왔다.
그러던 중 설립방식 발표를 3일 앞두고 아무런 대안 제시도 없이 ‘충분이 소통하고, 최적의 방법을 찾으라’는 의미 없는 주문을 했다.
이재태 전남도의회 대변인은 ‘전남도 공모 추진 초기부터 했어야 할 이야기’라는 지적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견이 상충돼 어려움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또 “지난주 의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하려고 했는데 지역별 의원들간 입장차가 커 토론회 개최가 여의치 않았다”며 “대안으로 전남도 발표에 즈음해 의회 입장을 모아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의원들의 동의하에 원칙적 입장을 정했다는게 의의 있다”고 덧붙여, ‘아니한만 못 한 입장 발표’라는 지적과 함께 ‘무능하고 비겁한 의회’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