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6일 (0)
‘내수 종목’ 못 벗어난 한국 야구, KBO 인기도 치명타 입나 [WBC]

‘내수 종목’ 못 벗어난 한국 야구, KBO 인기도 치명타 입나 [WBC]

2017년 최고 관중 840만명 돌파 후 계속 하락세, 지난해는 600만명 간심히 넘어
KBO 흥행은 국제 무대 성적과 밀접한 연관, 최근 흥행 부진도 국제 무대 성적이 주 이유

승인 2023-03-14 18: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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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례를 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연합뉴스

4강 진출을 목표로 하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다. 자국 리그인 ‘KBO’의 흥행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조별리그 B조 중국과 최종전에서 22대 2로 승리했다.

한국은 두 번의 만루홈런을 포함 22개의 안타와 10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며 완승을 거뒀다. 한국이 올린 22점은 대회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다. 종전 한 경기 최다 득점은 2006년 초대 대회에서 일본이 중국을 18대 2로 이긴 경기였다.

대승과 별개로 한국은 2승 2패로 조 3위에 그치면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의 경기에 앞서 호주(3승 1패)가 체코를 꺾고 8강에 진출하면서 한국은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당초 조별리그 대진 운도 따라 충분히 상위권 진입이 가능해 보였다. 조 2위까지 2라운드 진출이 가능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 호주, 체코, 중국 등과 B조에 묶였다. 절대 1강이라 평가 받는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 보다 강팀은 없었다. 대회 전 MLB닷컴은 호주를 17위, 중국을 19위, 체코를 20위로 평가했다. 한국은 10위였다.

하지만 대회 개막 후 이런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첫 경기부터 호주에 7대 8로 덜미를 잡히면서 불안감에 휩싸였고, 일본에게 4대 13으로 대패했다. 체코를 7대 3으로 잡으면서 뒤늦게 첫 승을 올렸지만 탈락을 막을 순 없었다.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야구 인기 부흥을 노리던 KBO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프로야구는 2006년 WBC 4강 진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인기가 급상승했고,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2008시즌 525만명을 기점으로 2011년 처음으로 600만 관중을 돌파했고, 2012년 700만, 2016년 800만 관중을 넘어섰다. 2017년엔 역대 최다인 840만 관중을 동원하기도 했다.

고공 행진하던 프로야구 인기는 2018년(807만명)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탔다. 2019년(728만명)에는 700만명대로 로 관중수가 줄더니,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등 관중 수가 확 줄었다. 또 넷플릭스 등을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성행하면서 프로야구를 보는 이들이 줄었다.

국제대회 부진 역시 프로야구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2017년 WBC 1라운드 탈락을 시작으로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는 일본에 2번 모두 패배해 준우승에 그쳤다. 2021년에는 도쿄 올림픽 6개 팀 중 4위에 그쳐 입상에 실패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장 제한이 풀리고도 607만6074명이 입장, 간신히 600만명을 넘겼다.

박용택 KBS 해설위원은 WBC 개막 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최근에 WBC 2개 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면서 프로야구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라면서 “선수들도 체감하고 있다. ‘어어?’ 하다가 (인기가 떨어진) 농구처럼 된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도쿄 참사로 인해 야구 인기 하락이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가뜩이나 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 내에서 음주운전, 학교폭력 등 부정 이슈들이 연이어 발생했는데, 국제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야구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는 “더 이상 한국 야구에 기대할 게 없다. 선수들의 풀은 계속해 줄어들고 리그의 질은 계속해 떨어지고 있다. 한국 야구는 이제 전성기에서 확실히 내려왔다. 이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프로야구 보다는 프로축구를 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프로야구를 이제는 보지 않는다고 밝힌 A(35)씨 또한 “예전과 같은 낭만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예전에는 야구를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선수들은 계속해서 잡음을 일으키고 국제 무대에서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실망만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제 성적과 별개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지지하고 지켜보겠다는 팬들도 적지 않다. 지난 13일 개막한 2023시즌 시범 경기에서는 5곳의 경기장에 4000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평일이고 영하에 가까운 기온을 감안하면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를 10년째 응원하고 있는 L(29)씨는 “비록 WBC에서 실패했지만 선수들이 흘린 땀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장으로 가서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고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격려했다.

SSG 랜더스팬 K(31)씨는 “어느 순간부터는 관성적으로 야구를 보는 면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워낙 야구라는 종목을 좋아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좋아하던 팀이 있고, 그 팀에 남은 선수들이 있기에 KBO를 계속해서 보게되는 것 같다. 구단에서도 팬들을 위해 항상 신경쓰는 것이 있다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KBO리그를 계속해서 보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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