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숨통 죄는 만성 호흡기병 COPD의 양·한방 치료 비교

[한방의숨결] 숨통 죄는 만성 호흡기병 COPD의 양·한방 치료 비교

염증 걷어내는 청폐 작용과 바이러스 등 병원체 공격 막는 면역력 길러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와 양·한방 치료, 같은 듯 다른 맞춤처방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 박사)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한의학 박사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중증 만성 호흡기병 환자들의 호흡재활 치료는 물론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감염증 환자관리에 밀려 적정 치료를 못받게 될까 염려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80대 환자가 중환자 병원 이송을 기다리다 끝내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보도에 따르면 이 환자는 경기도 부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확진 상태로 대기하다가 나흘 전부터 폐렴이 악화해 중환자 치료 병원으로 옮겨야 했으나,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이처럼 제때 적절한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자택서 대기하다가 또는 요양병원서 기다리다 치료를 못 받고 숨진 경우가 이달에만 6건이다. 올 2~3월 대구 사태 때는 2명이었다.

COPD 환자들은 이 같은 피해가 자신들에게도 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병원 방문 및 재활치료에 제한을 받고, 그로 인해 고통이 배가될까 우려하는 것이다. 이른바 맞춤치료 처방을 찾는 환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이유다. 병원 방문을 최소화하고 각 가정에서 안전하게 호흡재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자개인 맞춤처방을 필요로 하는 COPD 등 만성 호흡기병 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COPD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2년 세계 10대 사망원인 분석에서 허혈성 심질환과 뇌졸중에 이어 3위에 오른 만성 호흡기 병이다. WHO는 당시 “COPD는 전 세계 사망률 중 6%를 차지하고 있고, 저중소득국가에서 90%의 유병률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COPD 환자 관리에서 시의적절한 맞춤치료는 필수적이다. 돌이킬 수 없는 기류(氣流)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으로, 만성 염증에 의한 기도와 폐실질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가급적 발병초기에 맞춤치료를 시작해야 숨길이 막혀 숨을 맘껏 쉬지 못하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   

COPD의 주요 원인은 장기간 흡연이다. 이 외에도 실내와 대기오염, 사회 경제적 상태, 호흡기감염 등 외부인자와 유전자, 연령, 성별, 기도과민반응, 폐성장 등 인자들의 상호작용 역시 원인이 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만성적 호흡곤란, 기침, 가래다.

금연실천과 함께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환자개인맞춤 양·한방 COPD 치료 정보를 소개한다. 

◇양방에선= 주로 흡입제를 사용한다. 먹는 약과 주사가 있으나 이는 매우 심하거나 악화되었을 때 사용한다. 흡입제를 사용하면 운동능력을 향상시키고 호흡곤란이 호전되어 삶의 질을 호전시킬 수 있다.

신속히 증상을 좋게 흡입제와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효과를 보는 흡입제로 나누어져 있다. 신속히 작용하는 흡입제는 증상이 나빠졌을 때나, 운동하기 전에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벤토린이란 약이 있다.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효과를 보는 경구(經口)약은 평상시 계속 사용하며, 증상의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심비코트, 온브레즈, 스피리바, 세레타이드 등이 그런 약들이다.

흡입제를 사용해도 잘 듣지 않거나, 잘 사용하지 못할 때 먹는 약을 사용한다. 주사제는 응급실에 갈 정도로 심각한 COPD 환자에게만 사용된다. 

COPD 환자 중 중증 폐기종 환자들은 망가진 폐 용적이 너무 커질 경우 '폐용적축소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실제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던 사람 중 이 수술로 폐기능과 운동 능력 개선 효과를 본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게만 적용이 가능하므로 수술 전 담당 전문의와 상담을 하여 이 수술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후 결심해야 한다.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김남선 박사가 COPD 치료에 사용되는 복합한약의 주원료인 녹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동한의원 제공


◇한방에선= 폐와 심장을 부모 형제 장기로 보는데, COPD 환자는 폐 기능 저하로 심장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장 질환 발생 위험도 크다고 본다. 따라서 폐 기능을 향상 시키는 한약재와 심장 기능을 돌보는 한약재를 동시에 사용해 치료한다.

필자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COPD와 심장 질환을 동시에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복합한약 '김씨 녹용 영동탕'과 '김씨 공심단'의 임상효과를 평균 7개월간 추적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상연구 대상 COPD 환자들의 기침·가래·숨찬 증상·가슴 통증 등에 대한 척도가 약 복용 전 평균 1점(10점 만점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증상이 심함)에서 약 복용 후 기침 86점·가래 7.9점·숨찬 증상 7.7점·가슴 통증 5.0점으로 각각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아직도 COPD로 인한 증상을 단순 감기나 천식·노화 탓으로 여기다가 뒤늦게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는 점이다. 한방 폐 치료의 1차 목표는 기침·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완화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COPD도 초기에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처방을 구하면 ‘완치’를 꿈꿀 수 있다. 망가진 폐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코에서 폐까지 호흡기 전반을 다루는 통합적 한방 치료가 적용돼야 한다. 여러 약재를 배합한 복합 한약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 개선은 물론 생존기간 연장도 바라볼 수 있다. 

필자가 COPD 치료에 주로 사용하는 처방은 복합 한약, 김씨녹용영동탕이다. 주 원료인 녹용은 기관지 근육의 탄력을 회복하고 염증과 부종 제거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주고 녹각교·홍화자·토사자 등 35가지 약재가 들어가는 처방이다. 

폐포의 재생을 최종 목표로 삼아 기관지와 폐의 염증이나 가래, 노폐물 등을 원활히 배출시키고 삭히는 청폐 작용과 더불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세균이 폐포로 침범해 폐렴을 일으키는 것을 방어하는 면역능력을 키우는 작용을 한다. 
 
천식 등 다른 호흡기 질환을 오래 앓은 환자들에게는 또 다른 복합한약 김씨공심단을 추가로 처방한다. 폐가 망가지면 연쇄적으로 다른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특히 위험한 곳이 폐와 인접한 심장이다. 폐에서 산소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심장근육이 약해져 협심증·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씨공심단은 사향·우황·산수유·당귀 등을 배합한 복합 한약으로 신진대사와 기혈 순환을 촉진해 약해진 심혈관 기능을 강화해준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