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 '계약 취소', 결정적 원인은… "가입 시점에 부실 98%"

라임 펀드 '계약 취소', 결정적 원인은… "가입 시점에 부실 98%"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라임 펀드에 대해 전액 배상 권고를 내린 판단 근거는 펀드 판매 시점에 이미 펀드 부실이 최대 98%에 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열린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서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분쟁조정 4건은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 신한금투, 미래에셋, 하나은행에서 1건씩 선별된 대표 피해 사례다.

정성웅 금감원 부원장보는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의 최대 9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했다”며 “판매사는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투자자의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무역금융펀드의 주요 투자자산인 IIG부실이 TRS레버리지와 결합돼, 투자원금의 76%~98%가 부실화된 상황에서 펀드가 계속 판매됐다.

IIG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무역금융투자 전문회사로, 2007년 남미 커피사업에 투자했다가 3000만달러의 손실을 내고 가짜 대출로 이러한 손실을 은폐했다. 이후 이같은 수법으로 손실을 은폐하는 사기행각이 계속됐다.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이같은 IIG에 투자했다 손실을 보게 됐고, 투자자들이 라임 펀드에 가입한 시점에는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상황이 악화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라임자산운용과 TRS계약을 맺은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1월 IIG펀드 사무관리사로부터 IIG 부실 및 청산절차 계획을 통보받아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인지하고도 운용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를 계속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과 신한금투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 계약 당시에 이미 상당 부분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사실을 확인했다”며 “계약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다고 판단되어 민법에 따라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DLF사태와는 달리 투자자들이 라임에 가입한 시점의 손실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분쟁조정 결과를 판매사들이 수용할 경우 개인 500명과 법인 58개사에 대해 최대 1611억원의 투자원금이 반환될 것으로 추정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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