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1일 (1)

빙과 1위 놓고 맞붙은 롯데·빙그레…내수 정체 속 격전지는 ‘해외’

빙과 1위 놓고 맞붙은 롯데·빙그레…내수 정체 속 격전지는 ‘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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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정보표(KuKi Literacy)

심층기사 읽기 정보
분량 약 약 4분4분
취재방법 공공데이터, 기업자료
주제 국내 빙과 시장의 정체 속에서 기업들이 해외 확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수출 확대 효과는 현지 수요와 생산·유통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세요.
관전포인트 점유율 경쟁보다 해외 현지화와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것이 어떻게 실적 변화로 연결되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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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연합뉴스
아이스크림. 연합뉴스

국내 빙과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업계가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으로 외형 확대에 나섰고, 롯데웰푸드는 제로 칼로리와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제한된 수요 속에서 점유율 확대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두 회사 모두 내수의 한계를 넘어 해외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몸집 키운 빙그레, 고급화로 맞선 롯데웰푸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이달 1일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했다. 2020년 인수 이후 약 5년 만에 조직과 물류 체계를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그동안 분산돼 있던 조직과 영업망을 일원화해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양사 간 시너지 창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빙그레가 확보한 해외 유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태아이스크림 제품의 수출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해태아이스크림은 별도의 해외 사업 조직이 없어 시장 확장에 제약이 있었던 만큼, 빙그레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판로 다변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빙그레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에 법인을 두고 현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이후 시너지 가시화를 전망하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관련 비용 영향으로 단기 실적 기대감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조직 안정화 이후 중복 비용 제거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사업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해태아이스크림은 현재 수출 비중이 미미한 반면 빙그레는 주요 해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합병 이후 판로 확대가 용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제품 고급화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죠스바·스크류바 0kcal’ 등 제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돼지바’와 ‘월드콘’을 프리미엄 라인으로 재구성하며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다. 장수 브랜드를 기반으로 제품 콘셉트를 다변화해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표 제품인 ‘돼지바’를 저당·요거트 등으로 재해석하고, ‘월드콘’에는 프리미엄 라인을 더해 디저트 성격을 강화하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장수 브랜드를 기반으로 제품 콘셉트를 다변화하고, 상위 라인업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롯데웰푸드 ‘돼지바’(현지명 크런치바), 빙그레 ‘식물성 메로나’. 롯데웰푸드, 빙그레 제공
롯데웰푸드 ‘돼지바’(현지명 크런치바), 빙그레 ‘식물성 메로나’. 롯데웰푸드, 빙그레 제공

커지지 않는 시장…‘나눠 먹기 경쟁’ 한계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기에는 부족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상황에서는 점유율 확대나 고급화만으로 전체 수요를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간 몫을 나누는 ‘제로섬 경쟁’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빙과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 감소한 약 2조1107억원으로 전망된다. 인구 감소로 핵심 소비층이 줄어드는 데다, 카페·베이커리 등 대체 디저트 시장이 확대되며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누가 1등이냐가 중요한 시장이 아니”라며 “빙과 시장 자체가 출혈 경쟁을 벌일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점유율 경쟁보다는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획기적인 제품이 아닌 이상 신제품만으로는 수요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이스크림이 아닌 후식·디저트류 대체제가 늘어난 시장인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장 밖으로 눈 돌린 빙과업계, 해법은 ‘현지화’

내수 시장이 정체되면서 빙과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향하고 있다. 빙그레의 지난해 빙과 수출액은 994억원으로 전년(829억원) 대비 약 20% 늘었다. 2020년 365억원 수준이던 수출 규모는 5년 만에 약 2.7배로 커졌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1%까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수출 1000억원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웰푸드 역시 수출 규모는 증가세다. 지난해 빙과 수출은 339억원으로 전년(311억원) 대비 약 9% 늘었다.

양사의 공통 키워드는 ‘현지화’다. 빙그레는 유제품 규제가 까다로운 시장을 겨냥해 ‘식물성 메로나’, ‘식물성 붕어싸만코’ 등을 선보이며 신규 수요 확보에 나섰다. 2023년 유럽 시장에 해당 제품을 내놓은 이후, 이듬해 해당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웰푸드는 현지 생산 거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2월 인도 푸네에 약 700억원을 투자해 빙과 공장을 가동하며 생산 기반을 구축했고, 돼지바(현지명 크런치바), 죠스바, 수박바 등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같은 해 7월부터는 하리아나 공장에 330억원을 투입해 빼빼로의 첫 해외 생산라인도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돼지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힌두교·이슬람 문화권을 고려해 ‘돼지바’를 ‘크런치바’로 현지화한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100만개 이상 판매되며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물류비 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단순 수출보다 현지 생산과 유통망 확보를 통한 비용 절감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