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국인 탈세 의심거래 224조…증권사는 국세청 조사 '방해'

신한금투 등 14개 국내 증권사 외국인 TRS 거래
최근 5년간 외국인 탈세 규모 6088억 추정...연간 1000억 넘어
실질과세원칙 적용 논란...증권사, 국세청 상대 소송전 돌입

사진=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조세회피 의심 거래가 포함된 외국인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대금이 224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액 기반 외국인 탈세 규모는 6088억원대로 추정된다. 실제 조세회피 규모는 국내 증권사들이 국세청 조사에 협조해야 파악할 수 있지만, 외국인 고객 보호를 이유로 미온적이거나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최근 외국인들의 TRS 수익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28일 쿠키뉴스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내 14개 증권사의 외국인 TRS 거래 대금은 총 224조4700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이 각 증권사 측에서 제출받아 국세청에 제출한 상태다.

증권사별 거래대금 규모는 ▲미래에셋증권 111조632억원 ▲한국투자증권 40조3286억원 ▲신한금융투자 24조1220억원 ▲NH투자증권 19조666억원 ▲하나금융투자 13조2399억원 ▲삼성증권 9조9037억원 ▲KB증권 6조3828억원 ▲유안타증권 1298억원 ▲대신증권 1101억원 ▲교보증권 518억원 ▲하이투자증권 318억원 ▲신영증권 219억원 ▲키움증권 113억원 ▲IBK투자증권 58억원 등이다.

국세청은 외국인들이 TRS 거래를 통해 조세회피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봤다. 조세협약에 따르면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벌어들이는 이자와 배당소득액은 국내 과세분으로 원천징수 대상이다. 그러나 TRS 거래를 통해 지급받는 금액은 파생상품 소득으로 처리돼 국내 원천징수를 회피할 수 있다. 국세청은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TRS 계약으로 포장지만 바꿔 세금을 면제받고 나가는 사례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동수 의원은 “최근 5년간 국내증권사와 외국인 간의 TRS거래 규모가 200조원에 이르고 있지만 TRS 거래를 통해 외국인이 얻은 수익들은 파생상품 소득으로 처리되어 실질적 소득에 따른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며 “TRS거래로 얻은 외국의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 의무를 부담하는 증권사가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소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국인에게만 실질과세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의 자본투자로 외국인이 얻은 소득에 대해서도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실질과세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키뉴스가 실제 TRS 거래액에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을 적용해 예상 세액을 추정해본 결과 5년5개월 간 세금 추정액은 6088억원에 달한다. 연간 평균 추정치는 1069억원대 규모다. 배당상당액 기준 원천징수가 이루어졌을 경우의 가정치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5월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 배당수익률 범위는 최소 1.33%~최고 2.15%다. 조세협약이 체결된 국가의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과하는 원천징수 세율 15%를 적용했다. TRS 거래가 폭이 넓은 장외파생상품임을 감안하면 실제 조세회피 규모는 이보다 클 수 있다.


“TRS 탈세에 ‘검은 머리 외국인’도 있을 것”… 증권사는 조사 협조 거부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TRS를 통한 탈세 의심거래에 외국인 외에 소위 ‘검은 머리 외국인’(검머외)도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검은 머리 외국인이란 실제로는 한국 국적이지만 서류상으로만 외국으로 꾸며 외국 자본을 가장하고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 협동으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조세회피 규모 중에 검은 머리 외국인이 없을 리가 없다. 룩셈부르크 같은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에 적을 둔 금융사인척 TRS 거래를 맺고 이자나 배당 상당액을 받아가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세청의 외국인 탈세 조사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이 국세청 조사에 협조를 거부하고 있어 탈세 규모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삼성증권 등 현장 세무조사가 이뤄져 반강제적으로 제출된 곳 외에는 대체로 세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상태다. 증권사 전체에 대해 전면 현장 조사를 나설 경우 세부 자료 확보가 가능하지만, 국세청의 행정력 소모가 과해 이같은 방식을 취하기가 쉽지 않다.

복수의 증권사 관계자는 협조 거부 이유에 대해 “외국인 거래 고객의 개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문제고, 데이터 산출에 시간이 걸려 쉽게 협조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국세청의 과세 지침에 불복해 소송전도 벌어졌다.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은 국세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증권이 먼저 조세심판원에 청구를 넣어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주도하에 공동대응을 진행하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4개사는 지난 26일 조세심판원에 청구를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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