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5일 (3)
공공만으로 부족한 임대주택…“민간 참여 넓히고 감독은 강화해야” [주택공급 경청 토론회]

공공만으로 부족한 임대주택…“민간 참여 넓히고 감독은 강화해야” [주택공급 경청 토론회]

승인 2026-07-14 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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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 국토교통부 제공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 국토교통부 제공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공공뿐 아니라 민간의 역할도 함께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민간 참여를 확대하더라도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공공임대 공급도 함께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는 1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다음 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 참석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앞서 주택 공급 분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이날 주택 공급을 시작으로 15일 금융, 16일 세제 분야 토론회를 잇달아 열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30년 고정금리 필요”…민간임대 공급 기반 마련해야

토론 참석자들은 공공 재정만으로는 임대주택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운 만큼 민간의 공급 역량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강태 맹그로브 대표는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을 제도권 안에서 육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 대표는 “공급 자체를 늘리지 않으면 임대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공공임대와 사회주택, 매입임대, 기업형 민간임대가 각자의 영역에서 공급을 확대하며 경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해외에서도 공공과 사회주택만으로 모든 임대 수요를 해결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공공·사회·민간 공급자가 함께 경쟁할 때 오히려 주거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와 가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형 민간임대가 시장을 교란하지 않도록 임대료와 운영 기준, 세입자 보호 의무 등 명확한 규칙과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도 재정 부담을 보완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등록민간임대사업자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는 약 40만7000가구의 등록민간임대주택이 있으며, 전체 민간임대주택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다주택자가 등록임대 제도를 우회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2020년 7·10 대책 이후 아파트 신규 임대 등록이 제한된 만큼 (현재는)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제도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회초년생 등이 오피스텔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지만 LTV 0% 규제가 신규 진입을 막고 있다”며 “사업자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면서 금융·세제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장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과제로 사업자가 장기간 버틸 수 있는 금융 구조 마련을 꼽았다. 공급 부족 원인이 단순한 인허가 문제가 아니라 변동금리 중심의 자금조달과 잦은 정책 변화로 사업 지속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임대주택은 최소 10년 이상 운영해야 하는 사업인데 대부분 변동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며 “금리가 5% 안팎까지 오르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의 2025년 인허가 물량이 사실상 전무한 것도 전세사기 여파보다는 사업자의 파산 위험을 키우는 금융 구조가 더 큰 원인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는 장기 임대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30년 장기 고정금리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HUG 보증과 주택도시기금 투·융자 심사도 보다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기존 임대주택 거래시장도 사실상 막혀 있다고 봤다. 법인이 임대주택을 매입하려 해도 취득세 12%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0% 규제로 자기자본만으로 인수해야 하는 구조여서 매입 주체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사업 대기 물량만 약 2만 가구에 달하는 만큼 기존 사업부터 정상화하면 단기간에도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수도권 공급 확대와 함께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방에는 4만 가구 이상의 미분양이 쌓여 있는데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건설사의 신규 공급도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임대부터 늘려야”…세입자 보호도 강화해야

반면 공공임대 공급을 우선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공공과 민간은 주택 공급에서 맡아야 할 역할이 다르다”며 “정부는 모든 계층에 동일하게 공급하기보다 주거 취약계층 가운데 누구를 우선 지원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등포와 대전 쪽방촌 등 공공주택 공급이 시급한 지역의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사기 이후 청년층의 공공임대 수요가 급증하면서 서울에서는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하은 민달팽이유니온 상임활동가는 공공임대 확대와 함께 임대시장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활동가는 “청년 10명 중 8명가량이 세입자로 살고 있으며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가구도 적지 않다”며 “관리비와 공과금까지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뿐 아니라 청년안심주택과 사회주택 등 공공 성격의 임대주택에서도 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공공의 관리·감독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등록임대사업자가 의무와 임대료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하는 ‘주거감독관’ 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지방자치단체별 공공임대주택 공급 의무 비율을 설정하고, 용산정비창 등 공공부지는 민간에 매각하기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임대료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공공이 시장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후빈 강원대 부동산학과 조교수는 “지하철 개통 등 미래 개발 기대가 매매가격에 반영되고, 이 가격 상승이 다시 전세가격과 보증부 월세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2~4년만 거주하는 세입자가 10년 뒤 개발 이익까지 임대료로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이 주택 품질과 입지, 지역별 임대 수급 상황 등을 분석해 적정 임대료 정보를 제공하면 시장에 가격 기준을 제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임대주택 입주자 선정 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인한 ‘아영이네 카페’ 운영자는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청년에게도 부모의 소득과 자산을 심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최근 3년간 청년임대주택 3순위 신청자의 당첨률은 0.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주택 공급을 늘리더라도 부모의 자산 기준 때문에 상당수 청년이 탈락하면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며 순위별 공급 물량을 별도로 배정하는 ‘쿼터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청년 참석자들은 공공이 기존 주택을 매입해 청년 공공임대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축은 월세가 비싸고 구축은 전세사기 위험이 커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1인 가구용 청년주택은 전용면적 5~7평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신혼부부도 비슷한 규모의 주택에 입주하는 사례가 있어 실제 생활이 가능한 면적 기준으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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