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요란한 개혁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실용은 개혁의 반대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성장 정책에 치우치며 개혁과 복지를 소홀히 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소리를 많이 지르고 요란하게 하면 멋있을지는 몰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복지 정책은 계획대로 필요한 만큼 계속 확대하고 있으니 뚜벅뚜벅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혁명보다 개혁이 더 어렵다”며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면서 제도 안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만큼 실효성과 국민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등 주요 개혁 과제를 둘러싼 여권 내 논쟁을 염두에 두고 속도 경쟁보다 실질적 성과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용 기조는 미프진 제도화 문제에서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정부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정하게 투약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임신중단 허용 범위와 절차를 정하는 후속 입법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몇 주까지 허용할 것인지 논쟁하다가 임기가 끝날 수도 있다”며 “의사의 양심과 재량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약간의 법적 불완전함이 있더라도 관리 없이 해외에서 구매해 복용하는 것보다 낫다”며 “완벽한 해결이 아니더라도 방치보다는 절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관계 부처와 함께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실용적 접근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유튜브 생중계 댓글을 통해 ‘초고가 1주택’ 보유세 강화 여부를 직접 묻는 방식으로 여론을 수렴했다. 댓글의 약 90%가 부담 강화에 찬성한다는 보고가 나오자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에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미묘한 긴장도 감지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 기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대통령은 대신 재건축·재개발 지연 원인과 공급 부족 현황을 별도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국무회의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이 대통령과 오 시장이 처음 마주한 자리다.
오 시장은 관련 내용을 보고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며, 회의 말미에야 짧은 인사와 함께 “서울시 주택 정책 관련 의견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부동산 세제의 목적에 대해 “집값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형평성 있는 조세가 가장 중요하며, 집값 안정은 부수적 효과”라며 “왜곡된 조세 구조가 투기를 유발해온 만큼 이를 정상화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