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4일 (2)
“AI는 계속 가겠지만”…로베코운용 “이젠 비AI도 담을 때”

“AI는 계속 가겠지만”…로베코운용 “이젠 비AI도 담을 때”

하반기 글로벌 증시 전망
한국·대만 AI 수혜 지속
다만, 금융·헬스케어 등 비AI 업종도 관심 필요
AI 쏠림 심화 속 순환매 전망
향후 주목 변수 ‘인플레이션’ 꼽아

승인 2026-07-14 12: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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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글로벌 증시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임성영 기자.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글로벌 증시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임성영 기자.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강세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AI와 소수 기술주에 쏠린 투자도 이제는 분산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금융·헬스케어·소비재 등 비(非)AI 업종과 일본·동남아시아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AI에 대한 관심이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확산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봅니다. ‘분산’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습니다.”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는 여전히 좋은 투자처지만, 일부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면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AI 관련 종목도 좋지만 비AI 영역에서도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크랩 대표는 한국 증시에 대해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는 “1년 반 전만 해도 한국 시장에서는 밸류업이 주요 투자 주제였지만 지금은 AI가 모든 관심을 가져가고 있다”며 “AI에 대한 관심이 다소 줄어들면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밸류업 정책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로보틱스와 조선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증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까지 올라 추가적인 리레이팅 여력이 크지 않지만 아시아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면서 “기업 이익 전망도 견조한 만큼 미국보다 아시아 시장의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AI 공급망의 핵심인 한국과 대만이 아시아 시장을 이끌겠지만 일본과 동남아시아, 인도 등 AI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에서도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관련 국가와 업종으로 투자자금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국가와 업종의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AI 비중을 줄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크랩 대표는 “GPU에서 HBM, 피지컬 AI, 포토닉스(AI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차세대 광통신 기술)로 이어지는 AI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그간 많이 오른 AI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선 포트폴리오의 일부는 금융과 헬스케어, 소비재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비AI 업종에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로베코자산운용은 최근 AI 관련주에 대해 일부 차익실현을 하면서도 국내 금융·헬스케어 업종 비중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크리스 버쿠워 로베코자산운용 주식 전략 부총괄 매니저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증시 하반기 전망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임성영 기자.
크리스 버쿠워 로베코자산운용 주식 전략 부총괄 매니저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증시 하반기 전망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임성영 기자.
크리스 버크워 로베코자산운용 글로벌 주식전략 부총괄 매니저는 이번 AI 강세장은 과거 IT 버블과 달리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극단적인 모멘텀 장세지만 기술기업들이 실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2000년대 초반과 가장 큰 차이”라며 “기업 실적과 이익 성장세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국내증시 내 극심한 변동성에 대해 버크워 매니저는 “모멘텀을 잃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가격이 급등한 종목이 조정을 받으면서 나타나는 변동성, 둘째는 기업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발생하는 변동성”이라고 짚었다. 이어 “가격에 따른 변동성보다 기업 실적 하향에 따른 변동성을 더 우려한다”며 “현재는 이익 전망이 견조해 실적에 따른 위험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향후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로는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버크워는 “기업 실적이 급성장한 시기 이후엔 인플레이션이 항상 따라온다”며 “관세와 에너지 가격, 지정학적 리스크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흐름은 계속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크랩 대표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면서도 “시장이 우상향하더라도 그 과정에서는 업종과 국가 간 순환매가 나타나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I에 대한 과도한 집중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와 업종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리와 지정학, AI라는 세 가지 축이 앞으로도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인 만큼 인플레이션도 함께 살피며 투자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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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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