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10시33분 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에 체포됐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현재 과천에 있는 공수처로 이동해 수사를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1차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했으나 지난 7일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았으며, 이날 경호처의 별다른 저항없이 윤 대통령을 체포하는데 성공했다.
공수처 수사팀 차량은 이날 오전 4시2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경찰 조끼를 입은 경찰 인력은 인근 육교 쪽에서부터 줄지어 관저 방향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체포 찬성 측과 반대 측 집회 참가자들은 점점 관저 앞으로 모였다. 경찰과 시민 인파는 인도를 꽉 채운 것도 모자라 도로 일부까지도 늘어섰다.
관저 앞 경비가 심해지면서, 인도와 육교의 통행은 제한됐다. 오전 6시53분부터는 한남동 일대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관저 앞 2개 차로는 경찰차로 만든 차벽에 가로막혔고, 관저 건너편까지 경찰 차량이 늘어섰다.
오전 5시쯤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관저 앞에 집결했다.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 윤상현, 박대출 의원 등이다. 이들은 관저 입구 앞에서 5~6줄로 ‘인간 띠’를 두르며 체포 방해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입장을 통해 “불법적 체포 시도”라며 수사기관을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들은 공조본의 관저 진입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7시35분쯤 1차 저지선을 통과한 뒤 대열을 정비하고 오전 7시50분쯤 2차 저지선을 넘었다. 오전 8시7분쯤 공조본은 3차 저지선에 도착했고, 10여분 뒤인 오전 8시20분쯤 3차 저지선의 철문을 열었다.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 진입을 시도한 지 약 2시간 반 만이다.
1차 체포영장 집행 때와 달리 경호처의 적극적인 저지 시도는 거의 없었으며, 우려했던 유혈 사태 등도 발생하지 않았다.
공조본은 이날 오전 10시33분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마쳤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수사기관에 윤 대통령의 자진출석을 주장하며 체포영장 집행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조본은 윤 대통령 측과 영장 집행 방식 조율 끝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