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탄 술을 아버지에게 먹여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신혜(47) 씨가 사건 발생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7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지원장)는 전날 김씨의 존속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어 무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수사기관에서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진술조서를 부인하는 만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아버지 A(당시 52세)씨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았다. 그는 자신과 여동생을 성추행한 A씨를 죽이기 위해 수면제를 양주에 타 '간에 좋은 약'이라고 속여 A씨에게 먹였다는 것을 자백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후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영장없이 김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가혹행위로 자백을 강요했다는 위법 수사 의혹이 불거지자 김씨는 재심을 신청해 2015년 11월 법원으로부터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김씨에 대한 재판에서는 범행 동기, 자수 경위, 수면제 등 증거, 알리바이, 강압·불법 수사 여부 등이 쟁점이 됐으나 재판부는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재판은 김씨에게 최초 무기징역이 선고된 1심에 대한 재심으로, 무죄에 불복한 검찰이 항소하면 다시 2심, 상고심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이날 개인 신상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김씨는 재심에서 무죄 선고되면서 곧 석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