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속 맞이한 2025년…오세훈 “규제와의 전쟁, 사회 활력 회복”

애도 속 맞이한 2025년…오세훈 “규제와의 전쟁, 사회 활력 회복”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규제는 ‘최소한이 최선’입니다. 개인의 창의가 발현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2025년 임기 4년차를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년 시정 화두로 ‘규제 철폐’를 꼽았다. 새해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한 오 시장은 “규제 권한의 절반을 덜어내겠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아직 시민의 삶 속에서 직면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 주거 문제, 노인빈곤율 등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이 높다”며 “일거에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할 비책은 없지만 사회·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활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요법은 규제철폐”라고 밝혔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에 있는 ‘기후동행카드’ 안내문. 사진=임지혜 기자

“서울은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2022년 민선 8기 서울시장으로 부임한 오 시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이뤄낸 서울의 변화를 되돌아봤다. 

하후상박형 복지제도인 ‘디딤돌소득’은 복지가 개인의 자립을 돕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 지원받은 가구의 31%가 근로소득이 증가하는 결과를 냈다. 

‘서울런’은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6~24세 취약계층 학생에게 무료로 유명 온라인 학습 강의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울시 대표 교육 복지 사업으로, 3만명 이상의 학생이 참여했다. 지난해 서울런을 수강한 고3 이상 수능 응시자 1084명 중 682명을 대학에 합격시키는 등 효과가 확인되자, 많은 지자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충북도도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전국런’으로의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 ‘미래내집’은 최대 경쟁률 216대 1, 평균 경쟁률 55대 1을 기록하며 신혼부부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오 시장은 “10년간 멈췄던 재개발·재건축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모아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해 1호 사업이 착공됐다. 강북구 번동 모아타운이 6년 만에 착공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변화”라고 말했다. 

밀리언셀러 정책도 눈에 띈다.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는 출시 70일만에 100만장이 판매되고 누적 충전수가 700만회에 달한다. 160만 시민이 참여 중인 ‘손목닥터9988’, 320만명 시민이 함께한 ‘서울야외도서관’, 780만명이 다녀간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등은 시민의 공감을 얻는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3월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 대표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mart Factory+Automation World 2024)을 찾은 관람객들이 건솔루션의 4족 보행 로봇 비전60의 자율주행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서울의 미래를 위해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창조산업 등 첨단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 시장은 “도시경쟁력은 결국 기술과 기업에 달려 있다”며 “AI는 PC, 모바일에 이어 테크의 중심이 될 것이다. 세계의 인재가 서울에 모여들고 연구비가 충분히 투자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가 가진 권한에만 머무르지 않고 정부, 기업, 대학과 협력해 첨단기술 육성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2025년 우리는 더 큰 희망과 도전의 문턱에 서 있다. 정치적 혼란, 대외 신인도의 위기, 경제적 불확실성과 같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서울은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온 도시다. 우리에게는 혁신과 도약의 DNA가 있다. 모든 위기를 극복해내고 세계로부터 더욱 존경받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신년사는 지난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가 애도기간 중 나왔다. 오 시장은 신년사 발표에 앞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서울시는 국민의 아픔에 함께하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국가 애도기간이란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연말연시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했다. ‘제야의 종’ 타종 행사도 별도 공연 없이 간소하게 진행해 보신각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조의와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오 시장은 타종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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