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생존자 2명 가운데 1명이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흉추·견갑골·늑골 등의 골절 치료를 받고 있다.
주웅 이대서울병원 원장은 29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 결과 제9, 제10 흉추 골절, 좌측 견갑골 골절, 좌측 제1, 제10 늑골 골절이 진단돼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남성 승무원 이모씨(33세)는 목포 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씨는 한국병원에 도착했을 때 사고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가 아프냐”는 의사의 질문에 “어떻게 된 일인가요”라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비교적 파손이 덜했던 기체 후미 부근에서 구조됐다.
주 원장은 “외상성 척추 손상 시 지연성 손상이나 경추부 신경부종, 손상 부위 악화 등으로 마비를 비롯한 후유증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 및 통증 완화 치료를 하고 있다”며 “좌측 견갑골 골절과 발목 부위 늑골 골절에 대해 다학제 협진을 시행할 예정이며, 심리적 안정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예방을 위해 추후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선 트라우마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 하에 자세히 묻지 않았다. 환자 본인이 ‘깨어나 보니 구조돼 있었다’는 정도로만 말씀하셨다”면서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한 상태이고, 지연 손상이나 부종 등이 있으면 마비까지 올 수 있어서 내일 새벽에 MRI(자기공명영상) 검사가 예약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항공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과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항공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오후 7시10분 기준 2명이 구조되고 177명이 숨졌으며 2명이 실종된 상태다.
또 다른 생존자인 여성 승무원 구모씨(25세)는 이날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씨는 구조 직후 사고 현장 인근 목포 중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오른쪽 발목과 갈비뼈 일부가 골절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