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매도합니다”…저가커피 공세에 '이디야' 점포 적신호

“점포 매도합니다”…저가커피 공세에 '이디야' 점포 적신호

이디야 계약해지 늘어…늦은 마케팅 정책·저가커피 대응책 부재
일각선 저가커피 대응 약해…‘리브랜딩’ 전략 구체성 부족
“상생 지속하고 있지만…모든 점주 의견 맞추기 어려워”

서울의 한 이디야커피 가맹점. 쿠키뉴스 자료사진

‘합리적인 가격’을 대명사로 불려온 이디야커피의 점포 매도, 계약해지 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디야커피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리브랜딩과 창립 최초 홍보 모델 발탁, 마케팅비용 본사 부담 등의 카드를 꺼냈지만 일각에서는 본사의 ‘늦은 마케팅 정책’과 ‘저가커피 대응책 부재’ 등을 지적하고 있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따르면 지난해 정보공개서 기준 이디야커피의 가맹점 수는 3005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약해지는 196건, 명의변경 237건으로 카페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 기준으로 보면 같은 기간 가맹점 수 2156개인 메가MGC커피는 계약해지 8건, 컴포즈커피(1901개)는 10건, 투썸플레이스(1412개)는 53건, 빽다방(1228개)은 21건 수준이다. 특히 이디야커피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190억원에서 매년 줄어 지난해 8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응하고자 이디야커피는 이달 8일 창사 최초로 배우 변우석을 모델로 발탁하고 25일 TV광고를 공개했다. 특히 마케팅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는 등 본격적인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디야커피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늘려달라고 본사에 요청하던 점주들의 니즈에도 부합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사의 트렌드 대응이 늦고 저가커피 대응책을 선보이지 못하는 등으로 점주들의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출하락과 폐업 등을 겪으며 점주들이 본사에 저가커피 대응을 요구했지만 대응책이나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복수의 이디야커피 가맹점주는 “계약해지가 높아지기 시작한 건 카페 개체 수가 많은 것도 있지만, 바로 옆이나 근거리에 저가커피 프랜차이즈가 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경쟁력 부분에서 밀리기 때문에 여러 점주들이 본사에 저가커피 대응 전략을 내거나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쇄신을 위해 본사가 빼든 ‘리브랜딩’ 관련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는 모양새다. 복수의 이디야커피 가맹점주는 “리브랜딩을 하면 인테리어에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데, 결국 점주들의 자금이 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니냐”며 “연내에 리브랜딩 전략이 나온다고 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방향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디야커피 측은 상생을 강조하고 있으며 3000명이 넘는 점주들의 모든 의견에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현장 의견을 수령하고 있지만 모든 의견에 맞출 수 없다보니, 트렌드 대응 속도가 느리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실제로 가맹점주들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는지 검증된 마케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고심하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디야커피는 가맹점주 자녀 장학금 지원, 로열티 면제, 원두 무상지원, 필수품목 공급가 인하 등의 지원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원두가격 8% 인하, 우유값 및 원자재 가격상승분 본사 흡수 등 194억원 규모의 가맹점 지원정책을 펼쳤다.

또 계약해지가 늘거나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도 업력이 오래돼 상권이 늘었고, 가맹점과 상생으로 투자한 부분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명의변경이나 계약해지가 늘어난 것도 업력이 20년이 된 만큼 희망퇴직자가 나오거나 상권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도 원두가격을 할인이나 부자재 지원 등 점주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가맹점 상생 비용에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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