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서 ‘최소한의 선의’로…최수인 “이제 시작이죠” [쿠키인터뷰]

‘더 글로리’서 ‘최소한의 선의’로…최수인 “이제 시작이죠” [쿠키인터뷰]

영화 ‘최소한의 선의’ 유미 역을 맡은 배우 최수인. 사진=유희태 기자

배우 최수인은 스무 살을 맞은 지난해 봄, 영화 ‘최소한의 선의’(감독 김현정)를 처음 만났다. 그가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더 글로리’를 선뵌 이후 택한 첫 작품이자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만난 영화였다. 임신한 고등학생 유미(최수인)는 학교에 계속 다니고 싶고, 그의 담임교사 희연(장윤주)의 입장이 난처하다는 로그라인을 본 그의 마음이 쿵쾅쿵쾅 뛰었다. “조금은 어려운 주제를 함께 하나씩 풀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22일 서울 가산동 쿠키뉴스 사옥에서 만난 최수인의 눈이 반짝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촬영한 작품 이후로 스크린에 개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정말 설레요.” 앳된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최소한의 선의’는 최수인이 먼저 캐스팅된 후 장윤주가 합류했다. 장윤주는 최수인에게 실제로 임신하면 겪는 변화를 세세하게 알려줬다고 한다. 극 중 유미가 표현하는 여러 고충에 현실감이 실린 이유다. 감독과는 유미가 느낄 감정선을 이야기했다. 학생 신분으로 임신한 유미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누구에게 의지할지 등 의견들을 나누면서 유미 캐릭터에 생동감이 더해졌다.

최수인은 유미를 “외롭지만 강인한 아이”라고 짚었다. 청소년인 유미는 주변에 어른이 있어야 하는 나이지만 임신 사실이 알려지고 모두에게 외면받는다. 하지만 그는 꿋꿋이 모든 걸 이겨내려 한다. 언뜻 욕심처럼 보일지라도 점차 그의 선택을 응원하게 되는 게 영화의 묘미다. “유미는 무엇 하나 포기하지 못하는 멋진 친구잖아요. 속상해도 책임져야 할 부분을 알고요. ‘내가 유미라면 어땠을까’를 되뇌며 너무 세거나 우울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했죠.”

‘최소한의 선의’ 스틸컷.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싸이더스

‘최소한의 선의’에서 최수인은 미묘한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화사한 이미지보다 임산부의 모습을 보다 더 잘 그려내는 게 중요했단다. 앞서 최수인은 ‘더 글로리’에서도 선아 역을 연기하며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아도, 유미도 모두 답답한 현실을 이겨내려는 단단함을 가졌다. 최수인은 “‘더 글로리’로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면 ‘최소한의 선의’로는 조금씩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며 “도전은 연기의 즐거움이자 기쁨”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 뛰어든 연기판은 최수인에게 일터 이상의 의미다. 그는 작품을 하나씩 해나가며 성취감과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최수인은 “늘 애틋하고 강인한 역할만 하다 보니 완전히 나쁜 악역도 욕심 난다”면서 “특공무술 2단 자격증이 있으니 액션 영화도 꼭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선배 배우 조정석과 김태리를 우상으로 꼽던 최수인은 “어떤 색이든 어울리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어떤 배역을 맡을지 모르는 게 연기의 매력 같아요. 그걸 소화하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하다 보면 알아가는 기쁨이 크거든요. 배우로서 최수인은 이제 시작이에요. 조금씩 카멜레온 같은 배우로 나아가고 있어요. 항상 완벽할 순 없어도, 연기 폭이 넓어지는 모습을 저 자신도 보고 싶어요. 상상만 해도 뿌듯해요!”

최수인. 사진=유희태 기자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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