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잔치 끝났나…시들해지는 시장

IPO 잔치 끝났나…시들해지는 시장

쿠키뉴스 DB

지난해 활황을 누렸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힘을 잃는 모양새다. 대어로 꼽혀온 현대엔지니어링의 청약 철회에 이어 상장 준비 중인 기업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증시 조정 불안이 지속되면서 다른 종목들도 흥행 부진 우려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PO 공모금액은 전년(4조5000억원)대비 333.9% 증가한 1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기업이 속출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IPO에 나선 기업도 급증했다. 지난해 신규상장 기업 수는 총 89개사로, 전년 대비 27.1%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도 다수의 회사들이 상장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에만 전장 카메라 장비 업체 퓨런티어와 벤처캐피털(VC) 스톤브릿지벤처스, 반도체 소재업 비씨엔씨, 운동기구 제조기업 브이씨 등 14개 안팎의 기업이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공모 시장 환경은 지난해보다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유동성 감소와 증시 변동폭 확대 속에 IPO 시장에서 자금이 빠지는 양상이다. 상반기 대어 중 하나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달 28일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50대 1에도 미치지 못해서다. 화장품 원료 개발 업체 바이오에프디엔씨, 기업형 보험대리점 인카금융서비스 등 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통상 기관 수요예측에서의 반응이 일반투자자 청약으로도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실제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율도 전년 대비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진행된 일반청약 경쟁률은 975대 1로 지난해(1897대 1)의 절반 수준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는 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IPO 시장이 저조한 가운데도 꾸준하게 참여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 우려와 대어급 자금력 부담으로 지난해에 비해 낮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장이 예정된 종목들 중에서는 대어급 회사들이 다수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교보생명, CJ올리브영, SSG닷컴, 컬리, 쏘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다. 다만 기대주로 꼽히는 이들 종목 조차 흥행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IPO 시장에 투자자 기대가 낮아진 상태다. 시장 불안이 높아지면서 공모주에서 지난해 같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특히 중소형 종목은 쉽지 않을 시기라, 향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상장을 미루는 기업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향후 상장을 앞둔 대어 중에서도 같이 주목 받더라도 희비가 크게 엇갈리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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