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을버스, 운행중단 보류…“보조금 인상 요구 계속”

서울 마을버스, 운행중단 보류…“보조금 인상 요구 계속”

22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스파이어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조합 임시총회를 앞두고 조합원들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사들이 서울시에 재정지원금 인상을 요구하며 운행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당장 운행을 멈추거나 대중교통 환승체계에서 탈퇴하지는 않기로 했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은 22일 인천 영종도의 한 회의실에서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서울시 보조금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장 면담 요청을 시작으로 시청 앞 기자회견, 1인 릴레이 시위, 차량 현수막 부착, 준법운행, 환승체계 탈퇴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자는 안건이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28일 시내버스 파업과 연계해 마을버스 운행까지 중단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환승체계 탈퇴도 당장은 유보하기로 했다.

다만 조합은 통합환승거리비례제에 따른 운임 정산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이에 대한 재조정을 서울시에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현재 마을버스는 민영제로 운영되고 있어 적자 발생 시 업체가 이를 자체 부담해야 하지만 통합환승 구조로 인해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조합은 주장하고 있다.

조합은 서울시와 버스 조합, 도시철도 운영기관 등이 참여한 2004년 체결 합의서에 따라 환승 정산 방식이 고정돼 있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재논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시 마을버스는 총 140개 운수업체가 252개 노선에 1630대를 운행하고 있으며, 기본요금은 1200원이다. 하지만 환승 시 정산 비율에 따라 실제 수입은 이보다 낮다. 예를 들어 승객이 시내버스에서 마을버스로 갈아탈 경우 마을버스는 전체 요금을 다 받지 못하게 되며, 이로 인한 손실을 서울시가 일부 재정지원으로 보전하고 있다.

조합은 마을버스 요금을 시내버스 수준인 1500원으로 올리고, 서울시 재정지원기준액도 현재보다 인상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1~3월 기준 환승 손실이 144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마을버스 1대당 월 54만원 수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조례에 따라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제시한 기준액은 약 49만원이며, 전체 재정지원 예산은 지난해보다 54억원 늘어난 415억원으로 편성돼 있다. 양측은 기준액 확정을 놓고 계속 협의 중이다.

조합은 지난 16일 서울시에 요금 인상과 보조금 증액을 요구하며, 수용되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 운행 중단에 나설 수 있다는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은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 단체로서 파업 주체가 될 수 없다”며 “만약 운행을 중단할 경우, 면허 취소나 사업 정지,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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