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연예] 그룹 슈퍼주니어가 올해 상반기 최고의 음반 판매고를 올린 가수로 우뚝 섰다. 슈퍼주니어는 국내 유명 음반판매집계 조사기관인 한터차트의 상반기 음반 판매량 집계에서 지난 3월 발표한 정규 3집 음반이 10만8783장을 기록, 유일하게 1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가수로 나타났다.
소녀시대는 음반 판매고가 7만2171장으로 슈퍼주니어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미니음반 타이틀 곡 ‘Gee’로 독보적인 음원 강자로 떠올랐다. 온라인 음원 사이트 한 관계자는 “상반기 현재 오프라인 음반 판매고는 슈퍼주니어, 온라인 음원 차트는 소녀시대가 휩쓴 셈”이라고 평가했다.
서태지는 타이틀 곡 ‘Juliet’이 수록된 싱글이 5만9805장 팔려 3위에 올랐다. 빅뱅은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 등에 이어 음반 판매고 4위를 차지했다. 빅뱅의 경우 가수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리메이크한 전략이 주효했다.
△연말 가요 시상식 타이틀은 누구?=2006년부터 지상파 연말 가요 시상식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연말 가요 시상식은 골든디스크 시상식과 서울가요대상, MKMF(Mnet Km Music Festival) 정도가 남았다.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음반 판매고 반영 비율이 높아 그나마 가장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MKMF는 심사 기준이 모호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금까지 상반기 음반 판매고로 보면 슈퍼주니어는 연말 가요 시상식 최고의 블루칩이다. 유일하게 음반 판매고 10만장을 넘긴 부분은 음반 판매고에 높은 가중치를 주는 골든디스크 시상식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충성스러운 팬덤의 모바일 투표도 기대할 수 있다.
소녀시대는 ‘Gee’로 음원 수상을 노릴 수 있다. ‘Gee’는 원더걸스의 ‘Tell Me’와 비교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9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연말 가요 시상식이 유명무실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높은 메리트가 있다”며 “보통 상반기 음반 판매고를 보면 어느 정도 수상이 예측 가능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의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물론 변수도 있다. 상반기 내내 국내를 비운 동방신기와 원더걸스가 컴백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동방신기는 2000년대 이후 음반 판매고 최강자다. 원더걸스는 이미 ‘Tell Me’로 국민그룹으로 떠오른 바 있다. 굵직굵직한 가수들은 아직 컴백 시기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가요 시장 바닥쳤다=올해 상반기 음반 판매고에서 주목할 점은 2007년부터 가요 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터차트의 한 관계자는 “2007년에 비해 2008년이 나았고, 올해는 조금 더 나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으로 1만장 이상을 팔아치운 음반은 모두 32장이다. 가요계 르네상스라고 불리던 1990년대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지난 2년과 비교하면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아이돌 가수가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장기하와 얼굴들이 3만장 이상을 기록한 것은 여전히 가요 마니아 팬들의 일정한 구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태지는 ‘문화 대통령’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정규 8집과 싱글, 서태지와 아이들 재발매 음반을 모두 합쳐 약 12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상업성 논란 속에서도 서태지 팬덤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태지는 과거 음반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것도 특징이다.
싱글의 인기가 음반 판매고로 이어지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토요일 밤에’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손담비는 정규 2집을 채 1만장도 팔지 못했다. 음원은 절대적인 강세를 보였지만 정규 2집은 시장에서 외면을 받은 셈이다. 이는 가요계가 기존 음반에서 최근 음원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가요 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선호도가 싱글과 음반으로 명확히 분리되고 있다”며 “현재 대세는 음원 시장이지만, 음반 판매고는 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가수들이 정규 음반을 신경 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hrefmailto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