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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사과 반복, HDC현산...“정몽규 등 경영진 처벌” 목소리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사흘째를 맞은 13일 오전 실종자 6명을 찾기 위한 수색견이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오후에 실종자 1명이 발견됐으나 생사 확인은 아직 안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DC그룹 경영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7개월 만에 다시 붕괴사고를 내면서 경영진에 대한 처벌 강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이곳에서 건물 1개 동 23~38층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6명이 실종되고 1명이 다쳤다. 사고 발생 사흘이 지났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실종자 수색 작업과 복구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오전 실종자 1명을 발견했지만 붕괴한 건물 잔해가 많아 아직까지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9일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을 위해 철거하던 5층짜리 빌딩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너진 철거물은 정류장에 정차해있던 54번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인해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 이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9명이 기소됐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모두 하청 관계자였습니다. 원청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법적 책임은 제대로 묻지 못한 것. 


이를 방지하고자 학동 참사 방지법이라 불리는 건축물 관리법과 중대재해 처벌법 등을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처벌이 어려울 전망이다. 학동 참사 방지법은 허가부터 시공, 감리까지 해체 공사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인데, 이번 사고는 신축 공사현장이어서 이 법과 상관이 없다. 또 인명사고가 나면 경영자까지 처벌하는 중대재해 처벌법은 오는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어 적용이 불가능하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참배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머리 숙여 깊은 사죄 말씀 올린다. 책임을 통감한다” (지난 12일 광주 서구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관련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의 사과 발언)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철거 붕괴 참사 관련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사과 발언)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사과가 진정성을 갖기란 어려워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유병규, 하원기 대표이사는 물론 HDC그룹의 정몽규 회장의 퇴진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말 정 회장은 임원인사에서 HDC현산을 대표이사체제로 전환하며 유병규 대표와 하원기 당시 전무를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하 대표는 아이파크 건설현장 소장 등을 지낸 현장전문가로, 현장안전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는 의도가 담긴 인사였다.

노동단체와 광주시민들은 정 회장 등 경영진의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성명을 통해 “학동 참사에서 보았듯 현장 책임이 가장 큰 현대산업개발은 빠져나갔다. 하청 책임자만 구속됐을 뿐”이라며 “재해 발생 시 원청 경영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가 전신인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이 모태다. 1986년 이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지금의 HDC현대산업개발이 설립됐다. 이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지었고,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도시개발사업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1999년 3월 그룹 승계 과정에서 정주영 회장의 셋째 동생인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과 그의 장남인 정몽규 현 HDC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대가에서 떨어져 나왔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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