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7억 오늘은 14억…“전세난 심해진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이중가격' 현상 두드러져
"3기 신도시 입주 전 전세난 가중 우려"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지금 전세시장에서는 같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거래 금액 차이가 수억원씩 나는 ‘이중가격’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사이 간극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향후 2~3년 사이 전세난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갱신이 만료된 기존 임차인들은 물론, 3기 신도시를 기다리는 전세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2일 호갱노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 3단지 전용 111m²B타입은 전세 보증금 14억원에 거래됐다. 사흘 전인 2일에는 같은 면적의 매물이 보증금 7억4500만원에 계약됐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 비슷한 시기에 거래됐는데 보증금은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전세시장에서 이같은 현상은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관측된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면적 94㎡는 지난 6일 23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달 3일 같은 면적이 15억7500만원에 계약이 됐다. 7억원 가량 차이가 난 셈이다. 또 서초구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이달 7일 13억1250만원에 계약이 됐는데, 지난달 10일에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 23억원에 계약되기도 했다. 한 달 만에 10억원이 줄어든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사진=쿠키뉴스 DB

업계는 이같은 ‘이중가격’ 현상을 임대차법 영향으로 풀이했다. 앞서 정부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세입자는 1회에 한해 임대차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고, 갱신 시 임대료 증액은 5% 이내에서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임대인이 계약이 끝난 것을 기점으로 현재 시세에 맞게 가격을 올리거나 향후 상승분을 미리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이 낮은 거래는 ‘갱신’, 그렇지 않은 거래는 ‘신규’ 계약인 셈. 임대차법으로 인해 임대인 입장에서는 최대 4년 동안 임대료 인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계약을 연장한 기존 임차인들도 안심할 순 없다. 이들도 갱신한 계약 기간이 끝난 2년 뒤에는 대폭 오른 전세 시세에 맞춰 계약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동일 단지, 동일 유닛의 거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임대차법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로 임대인들 입장에서 최대 4년 동안 임대료 인상이 어려워진 만큼, 계약이 끝난 것을 기점으로 높인 금액으로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중가격 현상으로 인한 ‘전세난’이다. 계약갱신으로 매물은 줄고, 그마저 나오는 매물이 높은 가격으로 나올 경우 주거난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3기 신도시 실입주 전인 2~3년 동안 전세난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앞으로 2~3년 3기 신도시 실입주 전까지 전세난이 심해질 수 있다”며 “신도시에 관심 없는 전세 세입자뿐만 아니라 신도시 수요자들까지 입주 전까지 전세수요로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전세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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