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나는 유상옵션…만촌 태왕디아너스 '꼼수 분양'

당초 20~30% 높은 '유상옵션' 제시…관한 수성구청 '퇴짜'
태왕 "땅값 비싸 분양가로는 수익내기 쉽지 않아, 궁여지책 마련"

[대구=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오는 4일 '만촌역 태왕 THE 아너스'를 청약할 예정인 은행원 이모씨는 분양가 외에 최대 1억여원에 달하는 옵션 가격에 깜짝 놀랐다. 발코니 확장비 3000만원과 마감재, 가전제품, 인테리어 특화 등 각종 옵션을 선택할 경우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과거 기본적으로 포함됐던 일부 품목까지 옵션에 끼어넣어 기분이 나빴다"며 "더 큰 문제는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알맹이 일부가 빠진 집이 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푸념했다.

이 아파트 청약을 준비했던 김모씨도 "3년 이내 대구지역 입주 물량이 많아 과거와 같이 미입주 물량이 쏟아질 경우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굳이 겉과 속이 다른 분양을 하는 건설사를 배불릴 생각이 없어 청약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가 눌러도 '아랑곳 않는' 건설사…옵션으로 '눈가리고 아옹'

'만촌역 태왕 THE 아너스' 모델하우스. (최태욱 기자) 2021.04.28
대구 수성구 '알짜 단지'로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만촌역 태왕 THE 아너스'가 수 많은 '유상옵션'으로 실제 집값 인상을 부추기는 꼼수 분양에 나서 비난을 받고 있다.

2일 '만촌역 태왕 THE 아너스' 모집공고에 따르면 분양가는 전용 84㎡가 최고 8억 6300만원(84C타입 10층이상), 전용 118㎡는 최고 11억 6400만원(118타입 10층이상), 전용 152㎡는 최고 14억 3850만원(152타입 10층이상), 전용 157㎡는 최고 14억 9100만원(157타입 10층이상)에 책정됐다. 

총 450세대 중 235세대를 분양하는 전용 84㎡의 경우 중도금 대출 규제(분양가 9억원 이상)를 피하기 위한 분양가 책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일반 아파트에선 기본인 일부 항목까지 포함해 인테리어 특화라는 명목으로 최고 4500만원을 '옵션'으로 내걸었다.

여기에다 발코니 확장비 3000만원과 주방(최대 3200만원), 바닥마감(280만원), 전동블라인드내장 거실창호(최대 800만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최대 840만원) 옵션을 더하면 분양가를 포함해 최대 9억8920만원으로 10억원에 육박한다.   

가장 넓은 전용 157㎡의 경우, 발코니 확장비(4800만원)와 인테리어 특화(최대 9200만원), 주방(최대 3500만원), 바닥마감(2800만원), 전동블라인드내장 거실창호(최대 880만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최대 1050만원) 등 6가지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2억2230만원이 늘어 분양가를 더하면 17억1330만원이 된다.  

더욱이 태왕은 당초 관할 수성구청 인허가 과정에서 지금보다 20~30% 높은 옵션 가격을 제시했다가 '퇴짜'를 맞고 현재가로 조정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가를 사실상 결정하다보니 '유상옵션'으로 수익을 높이려는 것 같다"며 "인허가 과정에서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유상옵션 인하를 적극 권고해 현재가격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분양가를 낮춘 것으로 비춰지지만 실제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는 '유상옵션'이 매매가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집값 상승의 부메랑이 될 공산이 크다.

특히 청약자 입장에서는 인테리어 특화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현관장, 중문, 드레스룸 선반 및 도어, 화장대, 붙박이장 등이 설치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유상 옵션 비용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더불어 '특화 옵션'에 포함된 수 많은 자재는 유럽과 이태리 등 수입산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내수소비 진작 정책에 역행하며 실속을 챙기는데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각종 규제에 '꼼수 분양'…현금 부자만 '방긋'

'만촌역 태왕 THE 아너스' 모델하우스. (최태욱 기자) 2021.04.28
인터넷 부동산카페 등 온라인 상에는 '만촌 태왕 디아너스 옵션 장난질이 좀 심하긴 하네요' '진짜해도 너무 하네요' '이렇게 해도 완판된다는게 문제다. 대구를 호구로 보는거죠' '이게 실화냐' 등의 글과 댓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 열기를 틈타 유상옵션을 통해 수익 챙기기 나선 '꼼수 분양'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 수성구는 2017년 9월 투기과열지구로, 2020년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정부의 더블 규제를 받고 있다.

따라서 분양가 9억원을 넘기면 공적 보증을 통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계약금과 함께 분양가의 60%인 중도금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 

분양가가 9억원 이하로 나오더라도 자금 조달이 쉽지는 않다. 정부는 지난 2017년 8·2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로 줄였고, 2019년 12·16 대책에서는 9억원 초과분에 대한 LTV를 20%로 축소했다. 신용대출을 통한 집값 조달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규제가 강화됐다.

수성구는 지난 1월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고 이를 동 단위로 지정해달라며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 수성구는 2017년 9월 6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자 여러 차례 국토교통부에 해제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런 부동산 규제는 분양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유상옵션'이라는 '꼼수 분양'를 낳고 '현금 부자'로의 쏠림 현상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

지역 부동산 한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보면 어느정도 마진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정부의 규제로 어려움이 있어 유상옵션을 늘린 것으로 이해가 된다"면서도 "하지만 유상옵션은 집값과 직결돼 결국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시장 상황과 변수는 뒤로한채 '겉핥기식'으로 이뤄지다보니 다른 한편에서는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하는 내집 마련 꿈을 안고사는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태왕 관계자는 "땅값 자체가 워낙 비싸 분양가로는 수익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법 테두리 내에서 찾은 궁여지책이었다"고 했다.

gd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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